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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절묘한 개입" 작품 속으로 독자를 이어주는 '다리' 번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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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어로 작품을 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는 제2의 창작이라는 번역의 힘도 컸습니다.

시적인 문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단어 하나의 선택에도 수많은 고민을 담은 번역가들의 이야기, 김세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시적인 문장을 살리기 위한 간결한 단어들의 대구.

'그녀의 무난한 성격'이란 문장을 번역할 땐, 문장에 숨겨진 남편의 경멸감을 절묘하게 살려내고, 소주나 김치처럼 한국의 문화가 담긴 단어들은 과감하게 한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했습니다.

'절묘한 개입'이라 평가받으며 2016년 부커상을 공동수상한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번역 업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독학으로 한글을 배우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지 3년 만에 만난 한강의 <채식주의자>.

섬세한 한강의 문체에 매료된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과 홍보까지 도맡았습니다.

[데보라 스미스 (2016년 6월)]
"<채식주의자>는 놀라운 기술적인 성과이자 용기있게 인간적인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같은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는 해외 독자들이 작가의 글에 담긴 보편적 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번역의 힘입니다.

메디치상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맡은 최경란 프랑스어 번역가는 "문장의 의미를 되물은 적이 없을 만큼 서사가 투명하고 맑았다"고 겸손하게 회고했습니다.

[최경란/번역가 (2023년 11월)]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그걸 하면서.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고, 작가님이 구축한 세계 속에 들어가서‥"

서로 다른 언어를 이어주는 다리, 번역이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곽효환/전 한국문학번역원장·시인]
"번역의 승리죠. 한강 작가의 수상은 한국 문학 번역의 진화의 발전 단계하고도 정확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해외에 번역 출간된 한국 문학작품은 40개 언어권, 2500여 종.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번역의 역할도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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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허유빈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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