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 한 달…성과와 개선점은?
<출연 : 김예림 사회부 기자>
[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A/S입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서울 시내 각 가정에 투입된 지도 한 달이 이제 조금 지났습니다.
일부 가사관리사가 무단이탈하는 등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가사관리사들이 각 가정에 투입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지금은 몇 명이 일하고 있죠?
[기자]
네, 한국에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총 100명인데요.
이따가 자세히 설명해 드릴 텐데, 2명이 무단이탈한 상황이라, 지금은 총 98명이 서울시 내 169가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늘 집안일이 밀려있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라거나 "아이들이 가사 관리사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다만, 중도에 24가정이 취소하기도 했는데, 개인 사유가 있거나 이용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취소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가사관리사가 한국어로 소통이 잘되지 않는 점이 염려되어 취소 요청을 하기도 하는 등 언어적인 부분에서 아쉽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습니다.
[앵커]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말씀해 주신 대로 최근에는 2명이 무단이탈했다가 잡히기도 했어요.
일을 시작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이탈한 건데, 원인은 좀 밝혀졌나요?
[기자]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 드리면요.
두 사람이 사라진 건 지난 추석 연휴 기간이었습니다. 추적을 해보니, 부산에서 불법 취업을 한 상태였는데요.
불법 체류자가 될 위험을 감수하고 그 멀리까지 도주해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구체적인 이탈 사유는 밝혀진 바는 없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이탈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정부는 두 사람에 대해 강제 퇴거 조치를 했고, 어제(10일)저녁 출국했다고 합니다.
출국 전 이주노동자 단체에서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탈 사유에 대해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앵커]
가사관리사들 사이에서는 통금 시간도 논란이었다고요.
지금은 통금 시간이 없어진 상태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래는 안전 확인을 위해 서비스 제공기관에서 자율로 밤 10시에 귀가 확인을 했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왔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조안 / 필리핀 가사관리사> "강남에 살면서도 이 정도면 저희가 사실 충분한 돈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숙소 통금 시간이 있는데, 이건 우리가 여유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할 자유를 박탈하는 겁니다."
[앵커]
얘기를 듣다 보니 가사관리사들의 근로 조건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한데 정리해 주시죠.
[기자]
근무 형태는 하루 8시간 한 가정에서 쭉 일하는 전일제와 파트타임처럼 그보다 짧은 시간을 일하는 시간제로 나뉩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일제 기준, 한 달에 이용자가 내는 금액은 238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돈을 그대로 가사관리사들에게 주는 건 아니고요.
40만 원가량의 숙소비와 소득세, 통신비 등을 빼고 지급합니다.
문제는 주 40시간 근로 시간을 못 채웠을 때입니다.
만일 모든 이용 가정이 매일 8시간씩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면, 매달 똑같은 급여가 보장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각 가정의 사정에 따라 원하는 시간이 다르니까, 시간제도 운영되는 거고요. 보통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 하루 두 가정씩 맡고 있지만, 수요에 따라 주 40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 가사관리사 고충 상담 내역을 보면요.
이렇게 두 가정을 맡는 경우, 중간에 시간이 남거나 두 가정 간 이동 시간이 길어서 힘들다는 민원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서울시에서 최대한 근거리로 배치하겠다고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월급제, 주급제 중 선택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가사관리사의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죠.
이건 지금은 어떻게 해결이 된 건가요.
[기자]
네, 고용노동부와 필리핀의 이주노동자부가 체결한 협약서에 따르면 주 업무인 아이 돌봄 외에도 "부수적이고 가벼운 가사 서비스는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부수적"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지적에 서울시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요.
이 부분은 화면에 띄우고 설명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성인 식기 설거지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아동 식기가 섞여 있으면 가능합니다.
또 간단한 청소는 가능하지만, 특정 영역에 대한 집중 청소는 불가능하고요.
대략 이런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있고, 계약서를 쓸 때 이용가정과 희망하는 업무를 사전에 협의해서 하도록 했는데요.
그렇더라도 현장에 실제 적용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사노동자 급여를 두고도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서울시는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거죠?
[기자6]
네, 그렇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비용이 월 최소 83만 원"이라며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초 법무부에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임금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유학생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을 고용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국제 기준에 배치된다는 입장입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 제111호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거든요.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요.
또 사적 계약의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하더라도 근로자성 여부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는 상황입니다.
본사업까지 나아가려면, 시범 사업 동안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김예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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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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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김예림 사회부 기자>
[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A/S입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서울 시내 각 가정에 투입된 지도 한 달이 이제 조금 지났습니다.
일부 가사관리사가 무단이탈하는 등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회부 김예림 기자와 함께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가사관리사들이 각 가정에 투입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지금은 몇 명이 일하고 있죠?
이용 가정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한국에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총 100명인데요.
이따가 자세히 설명해 드릴 텐데, 2명이 무단이탈한 상황이라, 지금은 총 98명이 서울시 내 169가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는데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늘 집안일이 밀려있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라거나 "아이들이 가사 관리사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다만, 중도에 24가정이 취소하기도 했는데, 개인 사유가 있거나 이용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취소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가사관리사가 한국어로 소통이 잘되지 않는 점이 염려되어 취소 요청을 하기도 하는 등 언어적인 부분에서 아쉽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대기 가정이 워낙 많아서, 취소 가정이 있으면 바로 채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말씀해 주신 대로 최근에는 2명이 무단이탈했다가 잡히기도 했어요.
일을 시작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이탈한 건데, 원인은 좀 밝혀졌나요?
[기자]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 드리면요.
두 사람이 사라진 건 지난 추석 연휴 기간이었습니다. 추적을 해보니, 부산에서 불법 취업을 한 상태였는데요.
불법 체류자가 될 위험을 감수하고 그 멀리까지 도주해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구체적인 이탈 사유는 밝혀진 바는 없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이탈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정부는 두 사람에 대해 강제 퇴거 조치를 했고, 어제(10일)저녁 출국했다고 합니다.
출국 전 이주노동자 단체에서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탈 사유에 대해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앵커]
가사관리사들 사이에서는 통금 시간도 논란이었다고요.
지금은 통금 시간이 없어진 상태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래는 안전 확인을 위해 서비스 제공기관에서 자율로 밤 10시에 귀가 확인을 했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왔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조안 / 필리핀 가사관리사> "강남에 살면서도 이 정도면 저희가 사실 충분한 돈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숙소 통금 시간이 있는데, 이건 우리가 여유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할 자유를 박탈하는 겁니다."
[앵커]
얘기를 듣다 보니 가사관리사들의 근로 조건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한데 정리해 주시죠.
[기자]
근무 형태는 하루 8시간 한 가정에서 쭉 일하는 전일제와 파트타임처럼 그보다 짧은 시간을 일하는 시간제로 나뉩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일제 기준, 한 달에 이용자가 내는 금액은 238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돈을 그대로 가사관리사들에게 주는 건 아니고요.
40만 원가량의 숙소비와 소득세, 통신비 등을 빼고 지급합니다.
문제는 주 40시간 근로 시간을 못 채웠을 때입니다.
만일 모든 이용 가정이 매일 8시간씩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면, 매달 똑같은 급여가 보장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각 가정의 사정에 따라 원하는 시간이 다르니까, 시간제도 운영되는 거고요. 보통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 하루 두 가정씩 맡고 있지만, 수요에 따라 주 40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 가사관리사 고충 상담 내역을 보면요.
이렇게 두 가정을 맡는 경우, 중간에 시간이 남거나 두 가정 간 이동 시간이 길어서 힘들다는 민원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서울시에서 최대한 근거리로 배치하겠다고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월급제, 주급제 중 선택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가사관리사의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죠.
이건 지금은 어떻게 해결이 된 건가요.
[기자]
네, 고용노동부와 필리핀의 이주노동자부가 체결한 협약서에 따르면 주 업무인 아이 돌봄 외에도 "부수적이고 가벼운 가사 서비스는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부수적"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지적에 서울시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요.
이 부분은 화면에 띄우고 설명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성인 식기 설거지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아동 식기가 섞여 있으면 가능합니다.
또 간단한 청소는 가능하지만, 특정 영역에 대한 집중 청소는 불가능하고요.
대략 이런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있고, 계약서를 쓸 때 이용가정과 희망하는 업무를 사전에 협의해서 하도록 했는데요.
그렇더라도 현장에 실제 적용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사노동자 급여를 두고도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서울시는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거죠?
[기자6]
네, 그렇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비용이 월 최소 83만 원"이라며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초 법무부에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임금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유학생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을 고용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국제 기준에 배치된다는 입장입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 제111호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거든요.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요.
또 사적 계약의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하더라도 근로자성 여부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는 상황입니다.
본사업까지 나아가려면, 시범 사업 동안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김예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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