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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한강, 검열·체면 맞선 작가"…'작별하지 않는다' 번역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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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한국문학 재편한 획기적 작품들 진단

"주제에 더 진실하고 대담하라고 한세대 작가들에 영감"

연합뉴스

한국인으로서 첫 노벨문학상 수상한 작가 한강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에 대해 그의 작품을 번역한 미국 작가는 통념에 맞선 그의 획기적인 작품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본을 공동 번역한 미국 번역가 겸 작가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한강의 획기적인 작품이 한국의 문학 지형을 재편했다고 말했다.

모리스는 "한강은 몇 번이고 한국의 검열과 체면 문화에 맞섰으며 매번 더 강하고 흔들림 없는 작품으로 자신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를 떨쳐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 "한강의 작품은 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에게 작품 주제를 더욱 진실하고 대담하게 다루라는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 이외에도 한국 소설계의 거목 박경리 작가 등의 작품을 번역한 모리스는 "수년간, 한국이 어떻게 하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 논의됐지만 한강의 커다란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가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진지하게 고려된 적은 한 번도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따라서 "한국의 노벨 문학상 '가뭄'을 끝낸 주인공이 여성이 된 것은 기분 좋은 놀라움이자 다소간 시적으로 구현된 정의"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한강을 올해 노벨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이듬해 소설가로도 데뷔한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의 2021년 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023년에는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의 영문본은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We Do Not Part)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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