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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10년 간 임도 파손 1천 곳↑‥산사태·경제성 논란에도 '임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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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산림 관리와 산불 진화 등을 위해 산속에 낸 길을 '임도'라고 하는데요.

MBC 취재 결과, 집중 호우로 훼손된 임도가 지난 10년 동안 1천 곳이 넘고, 보수에만 매년 수백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게다가 임도는 산사태 발생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어서, 임도를 대폭 늘리려는 산림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철제 지붕이 흙속에 파묻혔고, 뿌리째 뽑힌 나무와 굴러 떨어진 낙석 등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지난해 산사태로 집 한 채가 전파된 경북 영주의 한 현장입니다.

[박옥순/산사태 피해 주민]
"겁이 나서 꼼짝도 안 하고 있다가 조금 있다가 정신 차려서 보니까 그냥 여기 (토사가) 막 밀어닥쳤는데…"

토사가 휩쓴 흔적 끝에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길, 임도가 놓여져 있습니다.

1년 뒤, 임도는 제대로 복구됐을까.

보시면 앞서 임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무너진 사면을 따라 돌을 쌓고, 흙을 덧대 복구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하지만 복구 작업이 마무리된 곳에서도 이렇게 다시 또 지반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팀장]
"실제로 작년에 피해가 나고 나서 복구를 일부 한 지역인 거예요. 이게 전형적인 예산 낭비인 거고…"

전국에 놓여진 임도는 2만 5천여 킬로미터.

지난 10년간 1조 6천8백억 원이 투입돼 해마다 745km의 임도가 새로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집중호우로 발생한 임도 피해도 1천 건을 넘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린 2020년엔 559건, 지난해엔 255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임도를 고치고,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또 투입되는 세금만 매년 2백억 원이 넘습니다.

이렇게 많은 돈이 드는 임도가 더 필요한지도 논란인데, 임도가 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두 명이 숨진 충남 논산 납골당 산사태가 대표적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절토된(흙이 깎인) 곳에서는 물이 스며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거기 물이 나오다가 당연히 위에서 슬라이딩(무너짐)이 돼서 (산사태가 나요.)"

[임미애/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시민들 입장에서) 임도로 인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사실 부인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산림청은 그런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아니다라고…"

산림청은 "임도는 산림경영은 물론 국민 휴양, 산림 보호를 위한 필수 기반시설"이라며 "임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개량 예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강재훈 / 영상편집: 박초은 / 영상제공: 녹색연합·기후재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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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강재훈 / 영상편집: 박초은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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