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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명태균 입'에 휘둘리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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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 브로커로 알려져 있는 명태균씨 발언 하나하나에 정치권이 며칠째 휘둘리는 모습입니다. 도대체 명씨가 어떤 일을 했길래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여권 인사들은 해명하기에 바쁜 건지,,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 관련 뉴스 상당수에 명태균이란 인물이 등장하는 듯한데,, 그 정도 영향력을 가진 인물은 맞는 겁니까?

[기자]
사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는 명씨 같은 인사는 한둘이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영향력을 미칠 만한 위치에 있었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야당은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몇 번 만났다,, 공천 과정에 힘을 써줬다는 등 의혹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로 명씨가 일을 성사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했는지는 명씨 본인 주장 말곤 직접적인 증거가 드러난 게 없습니다. 과시성 발언을 했다가 하루 만에 농담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검찰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 이해관계 위주로 던진 말에 정치권과 언론이 과하게 반응한단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정치권 인사들이 명씨를 자꾸 언급하면서 더 무게감을 실어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자]
명씨는 어제 오늘 이틀간 여권 인사들을 향한 전방위적 공격에 나섰습니다. "'명 씨를 멀리하라'고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말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겐 "돈이나 갚으라"고 했고,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홍준표 대구시장에겐 "검찰이 수사하면 홍 시장이 더 위험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선 재작년 공천에 자신이 개입한 듯한 발언을 남겼는데, 김 최고위원이 "가소롭다"고 대응하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이슈를 키운 모양새가 됐습니다. 실제로 최근 명태균씨 검색량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열배 가까이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 씨 논란의 파장을 우려하는 정치인들이 해명에 나서고, 일부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명씨의 주장을 보도하면서 이번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한동훈 대표도 오늘 명태균 씨를 언급했던데, 명씨가 한 대표를 겨냥한 적은 없었죠?

[기자]
네, 정치 신인에 또 본인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는 한 대표는 상대적으로 관련 논란에서 자유로운 게 사실입니다. 한 대표는 명씨를 향해 "협잡꾼, 구태정치" 등 단어를 사용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요.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가 불발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독대 가능성을 전해 드렸는데, 양측 반응이 이번엔 좀 뒤바뀐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번엔 윤 대통령의 결단에 한 대표가 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죠. 한동한 지속적으로 독대를 요구해왔던 한 대표도 선거 이전 독대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독대를 하더라도 선거 이후에 해야한다는 입장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김 여사 특검 재표결 때 4표가 이탈한 걸로 나오고, 또 야권의 탄핵 몰이가 단순히 여론전 수준에서 구체적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용산이 다급해졌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한 대표 모두 자존심 싸움을 벌이거나,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할 만큼, 현재 여권의 상황이 한가하진 않단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명씨 한 명의 발언에 여권이 이처럼 휘둘리는 것도 그러한 위기상황의 징후라고 봐야겠죠.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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