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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꺼버린 경보기·열린 방화문…7명 숨진 부천 호텔 화재는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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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매트 뒤집히며 2명 사망…"소방 책임 없다"

[앵커]

지난 8월 7명의 투숙객이 숨진 부천 호텔 화재 역시 '인재'였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방화문을 닫아놓지 않아 불이 빠르게 번졌고 호텔 직원이 화재경보기를 꺼버린 탓에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도 놓쳤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호텔 810호 열린 문에서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지난 8월 22일 저녁 7시 30분, 객실 에어컨의 낡은 전선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화재를 감지한 경보기가 바로 울렸지만, 프론트에 앉았던 직원은 경보기를 꺼버렸습니다.

위에 올라와 불 난 걸 보고서야 다시 내려가 경보기를 켰습니다.

그러느라 2분 24초가 흘렀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807호, 802호 이분들은 충분히 8층 골든타임 이전에 탈출할 수 있었겠다고 보이고. 화재경보기가 차단됨에 따라서 안타깝게도 다섯 분이나 (더) 사망한 걸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불은 금방 8층 전체와 위층으로도 번졌습니다.

객실 문에 자동닫힘 장치가 없었고, 늘 닫혀 있어야 할 방화문도 생수병으로 괴어놓아 열린 상태였습니다.

[806호 투숙객 : 현관 이런 데나 복도 전체에 회색 연기로 둘러싸여 있어서 전혀 앞이 안 보였어요.]

807호 투숙객 2명이 창문을 통해 탈출하려 한 것도 복도에 화염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방에는 완강기도 없어 소방은 에어매트 구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뛰어내려야 되겠다. 안 되겠다. 뛰어내려야 돼.]

에어매트가 뒤집히며 둘 다 사망했지만 경찰은 소방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워낙 급박했고 바닥이 기울어 에어매트를 제대로 설치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경찰은 시설과 방재설비 관리를 제대로 안 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참사를 낸 책임을 물어 호텔 소유주와 직원 등 네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 영상편집 정다정 / 영상디자인 허성운]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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