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대적인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에 나선 가운데, 40대 베트남 여성이 단속을 피하려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인근 공장을 단속한다는 소식을 듣고 숨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TBC 남효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주시 외동읍의 한 공장입니다.
7미터 높이 가파른 낭떠러지 위에 추락 방지용 울타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오후 5시쯤 공장에서 일하던 40대 베트남 국적 여성이 이 울타리에서 떨어졌습니다.
[공장 관계자 : 어디 단속 나온다 이러니까 자기도 혹시 걸리면 잡혀갈까 봐. 그 낭떠러지로 가다가 떨어졌어요.]
추락한 여성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인근 공장에 불법체류자 단속이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 한 명이 서 있기도 힘든 울타리 뒤에 몸을 숨겼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사고가 난 뒤 곧바로 119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결국, 8일 만에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사고가 난 사업장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다른 공장에서 단속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주 외동읍에서는 지난 6월에도 임신 중이던 태국 국적 여성이 불법 체류 단속 과정에서 발목을 다친 뒤 강제 출국됐다 유산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단체는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정부의 무리한 단속 기조가 잇따른 사고를 부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춘기/경주이주노동자센터 센터장 : 거의 사고 형태가 비슷합니다. 추락해서 사망하고. 뛰어서 달아나다가 심장마비가 오고. 이런 형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도 법무부나 출입국외국인 사무소는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거죠.]
법무부가 불법 체류자 문제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단속 과정에 잇따르는 사고는 당국의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
TBC 남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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