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자 구속‥의정갈등 첫 구속

◀ 앵커 ▶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 명단을 담은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됐습니다.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병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외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법원 문을 나섭니다.

전공의 집단행동 등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신상 정보를 담은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공개한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 모 씨입니다.

[정 모 씨]
"<혐의 인정하셨습니까?> ... <블랙리스트 왜 작성하신 거에요?> ..."

어제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 법원은 같은 날 저녁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 7월부터 텔레그램과 의사 및 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여러 차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사나 의대생 명단을 게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정 씨가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을 '감사한 의사'라며 이름과 연락처 등 상세한 개인정보를 적어 공개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당사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겁니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가 갈등을 빚은 지 반년 만에 처음 나온 구속 사례지만, 온라인에는 복귀자 명단, 응급실 명단 등 꾸준히 새로운 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12일)]
"응급실에서 근무하시는 의료진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소위 블랙리스트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지금까지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사직 전공의 등 30여 명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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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kic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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