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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앵커칼럼 오늘] 추석,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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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그리울 거예요. 함께했던 낮과 밤…"

달은 그리움입니다.

'그대 보이지 않는 것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수미산이 가려 있기 때문이리. 두고 온 얼굴을 찾아, 하늘로 솟구치는 몸부림…'

"이제 당신에게 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당신은, 당신은…"

'어머니는 달이 되었다.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멀리 걸었다.'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아들이 추석 달을 우러릅니다.

'철들 때를 기다리지 않고 떠나버린 어머니 아버지. 반백의 머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달빛의 손길…'

귀성이 거듭될수록 한 분 두 분, 고향집 가족이 줄어듭니다. 차례 자리에 있어야 할 어버이, 형제, 자식의 그림자를 그리워합니다. 명절마다 마음속 그리움의 방만 커갑니다.

"아침에 출근한다고 나간 사람이 마지막 인사도 없이… 매일 보고 싶지, 매일 보고 싶지."

추석을 맞아 소방청이 순직 소방관 가족을 모셨습니다. 2017년 강릉 화재 때 스러진 이영욱 대원의 부인, 세월호 참사 때 헬기 사고로 숨진 신영룡 대원의 아버지입니다.

"나는 우리 아들을 외국에 보냈다…외국에 가서 잘 살고 있겠지. 없어졌다는 생각을…안 하려고 그래요."

두 분 사진을 찍고, 남편과 아들의 사진을 합성해 선물합니다.

"너무 고마워요."

아버지는 지금도 아들이 사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귀중한… 우리 아들이에요… 항상 싱긋이 웃고 있네. 잘 커줘서 고마웠다. 내가…"

시인이 아홉 살 때, 함께 걷던 아버지가 동해를 가리켰습니다. 고성 바다에서 크고 둥근 달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달을, 어린 마음속 시인의 불씨로 들어앉히고, 아버지는 월북했습니다.

'아버지는… 바람으로 아들을 부른다. 비무장지대는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 대화하는, 새와 풀꽃의 면회소가 되었다.'

추석 달 보며 북녘 혈육을 그리워하는 분들을 생각합니다. 귀성도 또 하나 실향으로 가는 길일지 모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고향이 객지 되고 타향이 고향 돼 갑니다. 명절마다 들쑤시는 그리움에는 그러나 딱지가 앉지 않습니다.

9월 17일 앵커칼럼 오늘 '추석, 더 그립다'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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