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아웃 공동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일상을 쟁취하자’ 긴급 집회가 열려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일상을 쟁취하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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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두려움 아닌 일상을 쟁취하자! 성평등 퇴행시킨 정부가 공범이다! 성폭력 방조하는 플랫폼도 공범이다!”
전국 144개 시민사회 단체가 6일 공동 주최한 텔레그램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폭력 대응 긴급 집회에 참석한 시민 500여명이 이날 저녁 7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여 이런 구호를 외쳤다. 주최 쪽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검은색 상의를 입고 모인 시민들은 불법합성물 성폭력 범죄에 피해자들이 직접 대응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규탄했다.
30대 여성 최지수씨는 이날 집회 공개 발언에서 “성착취 영상을 피해자가 직접 찾고, 피디에프(PDF)로 정리해 가야 경찰은 사건을 받아주었고, ‘어차피 다 못 잡는다’ 말했다”며 “그래서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잡히거나 처벌받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지인 사진을 합성한 한양대 사건 피해자 ㄱ씨는 발언문 대독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몇년에 걸친 재판 끝에 가해자는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며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해 더욱 교묘해지는데, 법은 과거에 머물러 있어 처벌하지 못한 명백한 법적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무력감에 빠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나연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운영위원은 “더 이상 여성들에게 이 사건이 무기력으로만, 두려움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성들이 평생 안전한 곳 없는 세상에서 불안해하며 누구 하나 믿을 사람 없이 살아야 하는 이 세상을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 플랫폼 등에 적극적인 대응도 촉구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걸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한다. 여성 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을 142억원 감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장관을 세우고, 성평등 정책을 제대로 펼쳐내야 한다”며 “음란한 것을 기준으로 하는 성폭력 관점을 전환해 형법과 피해 지원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남성들도 참석했다. 지인과 함께 왔다는 최아무개(22)씨는 한겨레에 “분명히 밝혀져야 할 사실이 여러 정치인에 의해 일부의 일탈로 왜곡되는 데 화가 나서 나왔다”며 “딥페이크로 무너진 인권을 되찾는 데 여성이냐 남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가짜도 놀이도 아니다”, ”여성혐오 딥페이크 우리가 뒤엎는다”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광화문역과 청계광장을 거쳐 다시 보신각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서울여성회 등이 꾸린 ‘딥페이크 성범죄 아웃(OUT) 공동행동’은 오는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를 이어간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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