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코쿠 북서부 상륙할 듯…규슈 남부에 사흘간 884㎜ 물 폭탄 쏟아져
폭우·강풍에 공장 가동·배달·영업 중단 잇따라…"고기압 탓 진로 예측 힘들어"
태풍으로 깨진 기와 나뒹구는 日 미야자키 거리 |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매우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한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를 강타한 뒤 시코쿠를 향해 천천히 동진하면서 열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규슈에 상륙한 태풍 영향으로 사망 4명, 행방불명 1명, 부상 94명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한 데 이어 고속열차 신칸센 주요 노선이 운행을 중단하는 등 교통망 마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규슈 북동부 오이타현을 지나고 있으며 오후에는 시코쿠 북서부 에히메현에 닿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 중심기압은 994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2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m의 바람이 불고 있다.
풍속은 전날보다 다소 느려졌으나, 중심부로부터 반경 390㎞ 이내 지역에서는 여전히 초속 1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관측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태풍 산산 영향으로 규슈와 시코쿠뿐만 아니라 수도 도쿄가 있는 간토 지방에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에비노고원과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는 이날 아침까지 72시간 동안 강우량이 각각 884㎜, 515.5㎜에 달했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에도 이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313㎜의 비가 내렸다.
이들 지역 강우량은 모두 며칠 만에 8월 평균 월간 강우량을 크게 웃돌았다.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간토 지방과 시코쿠, 규슈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할 가능성이 있다고 NHK는 전했다.
日 공항서 결항 정보 확인하는 승객들 |
신칸센은 이날 첫차부터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노선과 규슈 지역에서 운행을 중단했으며,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비바람 영향으로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이날 국내선을 각각 287편, 346편 결항했고 31일에도 결항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 이동 속도가 느리고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교통 혼란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교도통신은 짚었다.
태풍 산산 영향권에 들거나 들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점포 영업을 중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우편은 규슈, 시코쿠, 혼슈에 있는 12개 광역지자체에서 배달을 중지했으며, 편의점 일부 점포와 후쿠오카시 백화점 등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일본 기상청은 산산이 규슈에 이어 시코쿠도 동서로 가로지른 뒤 혼슈에 닿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열도 남쪽에 자리한 고기압 탓에 향후 진로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고기압이 북쪽으로 세력을 넓히면 태풍 이동 속도가 느려져 사실상 정체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고기압이 북쪽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태풍이 열도 남쪽 태평양으로 향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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