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고리로 한,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 사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범죄가 의심스러운 게시물이 발견돼도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게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면서, 지난해 정부가 디시인사이드에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까지 했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지 박수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였던 한 여중생의 사망 사건.
이후, 신대방팸 사건에서 확인된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건 직후 우울증갤러리 게시물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들어오는 성인 남성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현장 목격자 : 여자애들이 많으니까 어떻게 하면 여자애들을 000수 있냐 이야기가 나돌아가지고 외부에서 온 애들이 많은 거예요.]
그렇다면, 운영사는 지난해 정부가 권고한 자율 규제 조치를 제대로 했을까?
외국 인력까지 고용해 문제 소지가 있는 글과 이미지를 24시간 감시하며 걸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게시물들이 하루에도 수천 건씩 올라오다 보니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울증 갤러리 성범죄 피해자 1 : 제가 직접 찾아서 지울 때까지 방치하고 있던 게시글도 여러 개 있었거든요. (신체가) 완전히 다 나온 사진 그게 1년 8개월 동안 방치가 됐던 거죠.]
일반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게시글을 남기면 작성자의 로그 기록이나 IP 주소가 남기 마련이지만, 우울증갤러리는 임시 아이디 격인 '유동닉'을 수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갤러리 성범죄 피해자1 : (경찰이) '이거 유동IP라 특정 못한다' 그리고 그냥 수사 중지가 나버렸어요.]
게다가, 작성자가 스스로 삭제해 버리면 어떤 정보도 남지 않아 추적조차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 로그아웃을 하고 올렸다가 삭제를 하면 경찰이 못 잡는다 이런 인식이 되게 강하게 돼 있어서 너 내 말 안 들으면 로그아웃 해서 이제 글 올린다 뭐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 협박하거든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이 고소하겠다고 결심해도 증거 수집이 쉽지 않아 포기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우울증 갤러리 피해자 2 : (경찰이) '디시? 못 잡아 그거 못 잡아요.' 이러는 거예요. 'VPN 썼어? 그럼 못 잡아요.']
그런데도 운영사 측은 신원 인증을 강화하는 것에는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박주돈/디시인사이드 부회장 : 디시가 익명성이 없다고 하면 과연 그런 글들이 안 올라올까요? 우울증 갤러리를 그렇게 막아버리면 이분들 다른 데로 가거든요.]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이트 차단이나 폐쇄가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유사 범죄가 계속되는 만큼 업체의 자율 규제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은의/성범죄 전문 변호사 : 자체적으로 하는 모니터링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그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서 문제가 없는 지 봐야 한다는 거예요. 믿고 그냥 맡겨놓기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수진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Q. 우울증갤러리 폐쇄·차단 어려운 이유?
[박수진 기자 : 일단 저희 연속 보도 직후에 우울증 갤러리 내에서도 터질 게 또 터졌다, 그리고 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더 많다. 이런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울증 갤러리를 없애야 한다, 폐쇄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게시판을 없앤다고 해도 비슷한 공간이 또 만들어질 거라는 게 이 운영사인 디시인사이드와 또 감독기관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도 있고요. 이렇다 보니까 이제까지 자율 규제에 맡겨온 건데요. 하지만 저희가 이번 취재를 통해서 자율 규제만으로는 이런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는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보입니다.]
Q. 유사 범죄 막기 위한 대책은?
[박수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BS 연속 보도 이후에 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고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밝혀왔습니다. 또 디시인사이드의 자율 규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이런 내용도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온 대책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이와 더불어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또 이에 따른 엄중한 처벌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작년에 경찰이 TF까지 꾸려서 수사했던 신대방팸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들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벌금형에 그친 바 있습니다. 저희 연속 보도 이후에 저희들에게 추가 피해 사례 또 그리고 가해자들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계속 취재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재영·장예은)
박수진 기자 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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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고리로 한,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 사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범죄가 의심스러운 게시물이 발견돼도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게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면서, 지난해 정부가 디시인사이드에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까지 했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지 박수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였던 한 여중생의 사망 사건.
이후, 신대방팸 사건에서 확인된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건 직후 우울증갤러리 게시물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우울증 갤러리 성범죄 피해자1 : 강남 (사망) 사건 이후로 사람이 더 몰렸거든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어린애들이 많다 이런 게 대대적으로 알려지니까….]
불순한 의도를 갖고 들어오는 성인 남성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현장 목격자 : 여자애들이 많으니까 어떻게 하면 여자애들을 000수 있냐 이야기가 나돌아가지고 외부에서 온 애들이 많은 거예요.]
그렇다면, 운영사는 지난해 정부가 권고한 자율 규제 조치를 제대로 했을까?
[박주돈/디시인사이드 부사장 : 그런 글들이 올라오면 더 신속하게 삭제를 하고 저희가 46명이 지금 외국에서 관리를 하고 있거든요. 베트남은 이제 주로 나체(사진)라든가 이런 게 올라오면 그 이미지만(삭제하고), 중국 같은 경우에는 언어 소통이 가능하니까 게시물 관리까지 다 같이 합니다.]
외국 인력까지 고용해 문제 소지가 있는 글과 이미지를 24시간 감시하며 걸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게시물들이 하루에도 수천 건씩 올라오다 보니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울증 갤러리 성범죄 피해자 1 : 제가 직접 찾아서 지울 때까지 방치하고 있던 게시글도 여러 개 있었거든요. (신체가) 완전히 다 나온 사진 그게 1년 8개월 동안 방치가 됐던 거죠.]
더욱이 이곳에서는 게시물 작성자 추적도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게시글을 남기면 작성자의 로그 기록이나 IP 주소가 남기 마련이지만, 우울증갤러리는 임시 아이디 격인 '유동닉'을 수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갤러리 성범죄 피해자1 : (경찰이) '이거 유동IP라 특정 못한다' 그리고 그냥 수사 중지가 나버렸어요.]
게다가, 작성자가 스스로 삭제해 버리면 어떤 정보도 남지 않아 추적조차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이를 악용해, 불법촬영물이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능욕 글'을 몇 초만 올렸다가 삭제하는 방식으로 협박하기도 합니다.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 로그아웃을 하고 올렸다가 삭제를 하면 경찰이 못 잡는다 이런 인식이 되게 강하게 돼 있어서 너 내 말 안 들으면 로그아웃 해서 이제 글 올린다 뭐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 협박하거든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이 고소하겠다고 결심해도 증거 수집이 쉽지 않아 포기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우울증 갤러리 피해자 2 : (경찰이) '디시? 못 잡아 그거 못 잡아요.' 이러는 거예요. 'VPN 썼어? 그럼 못 잡아요.']
그런데도 운영사 측은 신원 인증을 강화하는 것에는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박주돈/디시인사이드 부회장 : 디시가 익명성이 없다고 하면 과연 그런 글들이 안 올라올까요? 우울증 갤러리를 그렇게 막아버리면 이분들 다른 데로 가거든요.]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이트 차단이나 폐쇄가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유사 범죄가 계속되는 만큼 업체의 자율 규제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은의/성범죄 전문 변호사 : 자체적으로 하는 모니터링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그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서 문제가 없는 지 봐야 한다는 거예요. 믿고 그냥 맡겨놓기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수진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Q. 우울증갤러리 폐쇄·차단 어려운 이유?
[박수진 기자 : 일단 저희 연속 보도 직후에 우울증 갤러리 내에서도 터질 게 또 터졌다, 그리고 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더 많다. 이런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울증 갤러리를 없애야 한다, 폐쇄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게시판을 없앤다고 해도 비슷한 공간이 또 만들어질 거라는 게 이 운영사인 디시인사이드와 또 감독기관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도 있고요. 이렇다 보니까 이제까지 자율 규제에 맡겨온 건데요. 하지만 저희가 이번 취재를 통해서 자율 규제만으로는 이런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는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보입니다.]
Q. 유사 범죄 막기 위한 대책은?
[박수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BS 연속 보도 이후에 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고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밝혀왔습니다. 또 디시인사이드의 자율 규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이런 내용도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온 대책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이와 더불어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또 이에 따른 엄중한 처벌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작년에 경찰이 TF까지 꾸려서 수사했던 신대방팸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들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벌금형에 그친 바 있습니다. 저희 연속 보도 이후에 저희들에게 추가 피해 사례 또 그리고 가해자들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계속 취재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재영·장예은)
박수진 기자 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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