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731부대 유적지 찾아 고개 숙여…"무엇을 위해 잔혹한 일 벌였나"
(화면출처: 더우인·CCTV)
차분히 걸어 나오는 백발의 남성, 검은색 비석 앞에 서더니 고개를 푹 숙입니다.
이 남성은 93살 일본인 시미즈 히데오로, 일본군 731부대 소년병 출신입니다.
일본군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에서 반인륜적인 생체 실험을 자행했습니다.
히데오는 80년 만에 부대 유적지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지난 1945년 14살의 히데오는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731부대에 들어갔고, 패전 이후 일본에 돌아갔습니다.
당시 목격했던 끔찍한 장면들을 뒤늦게나마 폭로해왔습니다.
[시미즈 히데오/전 일본군 731부대원]
"당시 신체가 훼손돼 있는 임산부 시신에선 자궁 속 태아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히데오는 일본군이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수감자를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고도 했습니다.
복무 경력을 숨기라는 지시에 따라 조용히 살다가 지난 2015년 731부대의 만행을 고백하기로 했습니다.
[시미즈 히데오/전 일본군 731부대원]
“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잔혹한 일을 벌였던 건지 묻고 싶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히데오의 방문 소식을 다루면서 “부대원 대부분이 숨졌기 때문에 히데오가 하얼빈에 돌아와 사과하는 마지막 부대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도성 베이징특파원 lee.dosung@jtbc.co.kr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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