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행복의 나라, 빅토리, 트위스터스, 에이리언:로물루스
Q. ‘씨네멘터리’ 이번 주 첫 번째로 소개해주실 영화는 뭔가요?
이번 주 개봉한 영화 두 편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전도연 주연의 범죄액션물 “리볼버”라는 영화입니다.
Q. 전도연 씨는 지난해 범죄액션 영화 “길복순”에서도 살인청부업체 킬러 역으로 나왔었죠? 최근엔 센 역할로 많이 나오네요.
맞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유흥업소 비리에 엮여서 감방에 갔다온 전직 경찰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출소하고 보니 당초 약속과 달리 땡전 한푼 받지 못하게 되면서 마치 채권추심자처럼 관련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나서는 한 여전사의 이야기입니다.
전도연이 연기한 전직 경찰 수영은 모든 죄를 자신이 덮어쓰고 감방에 가는 대신 서울 아파트 한 채와 7억 원을 받기로 합니다. 근데 출소하고 보니 자신이 빈털터리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영이 가진 거라고는 형사 생활로 갈고 닦은 촉과 감, 그리고 검도 실력입니다.
전도연은 애초 자신에게 돈을 주기로 했던 투자 회사 대표의 동생을 찾아가 흠씬 두들겨 패주고, 용역 깡패들을 곤봉 하나로 제압하면서 자신에게 마땅히 돌아와야할 대가를 찾아나섭니다. 전도연 배우 얘깁니다.
전도연 / 배우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아무래도 좀 감정을 좀 많이 좀 담아내는 표현해내는 그런 배우였다면, 리볼버에서는 그런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걷어져 있는 연기를 하지 않았나."
이 영화에는 또 이정재가 전도연과 내연 관계인 선배 경찰로 깜짝 출연하기도 합니다. “리볼버”는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이 연출을 했는데요, “무뢰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일반적인 대중 영화와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로 여성 주연의 느와르 영화를 선보입니다.
네, 일본의 20대 여배우 중 선두 주자인 히로세 스즈 주연의 드라마 장르의 영화인데요. 일본에서 히트하고 한국에서도 출간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히로세 스즈가 연기하는 주인공 사카키는 16살 때 엄마가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가면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카키가 사는 쉐어하우스에 나오타츠라는 고등학생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 학생의 아버지가 바로 사카키 엄마와 바람피웠던 남자입니다. 사카키는 이 사실을 눈치채고 착한 심성을 가진 이 고등학생을 쌀쌀맞게 대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대화를 엿듣다 자신의 아버지의 불륜 상대가 사카키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나오타츠는 책임감을 느끼고 사카키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걸 돕게 되고, 사카키도 점차 마음은 열어간다는 내용입니다.
Q. 줄거리는 일종의 막장 드라마스러운데도 있네요.
네, 불륜으로 연결된 다소 억지스러운 인간 관계가 영화 전면에 등장하는데, 이걸 일본 영화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갑니다. 인기 원작 만화가 있는만큼 앞서 소개해드린 큰 줄거리 외에도 유기 고양이 사건 등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 “리볼버”를 보면 위스키와 소주 생각이 나고,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를 보면 감자샐러드, 카레 같은 일본 가정식 요리가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Q. 그런데 이 위원, 영화 시장의 최대 성수기가 여름 휴가 시즌이잖아요. 통상 ‘7월말 8월초’를 대목으로 보는데, 올해는 다음 주에 국내외 굵직한 영화들이 같은 날 개봉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말8초에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 영화 대작이 일제히 개봉하면서 여름 대목을 노렸지만, “밀수” 정도만 흥행하고 나머지 영화들은 본전치기에 그치거나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Q. 먼저 한국 영화부터 해볼까요, “행복의 나라”와 “빅토리”, 제목만 놓고보면 둘 다 밝고 희망찬 영화 같은데, “행복의 나라”가 10.26.과 12.12.를 다루고 있는 걸 보면 역설적인 제목같군요.
네, 그렇습니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가 이 영화에 몇 번 나오는데요, 행복의 나라는 희망 사항이지 영화 속 현실은 아닙니다.
“행복의 나라”는 요즘 “파일럿”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정석과 고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이고,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합니다. 1979년 10.26.과 12.12. 사이에 벌어진 불행한 역사를 다룹니다.
Q. “서울의 봄”이 다룬 시기와 겹치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는 인물들입니다. 10.26.을 다룬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이 있는데요, 이 두 영화의 주인공은 당연히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대통령 등이거든요, 그런데 “행복의 나라”의 주인공은 10.26. 당시 중앙정보부 수행비서와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입니다. 수행 비서역을 이선균이 맡았고, 변호사 역을 조정석이 연기했습니다.
제목과 달리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고 결연한 표정의 이선균 배우처럼 상당히 무겁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역을 맡은 조정석 배우에게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이 상반된 에너지와 톤앤매너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주목됩니다.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빅토리”, “응팔”의 이혜리 배우가 주연을 맡았네요?
네, 이 영화는 경남 거제의 한 고등학교에서 결성된 초짜 치어리더반 학생들 이야기를 다룬 하이틴 드라마이자 남녀노소 누가 봐도 무해하고 간혹 가슴이 찡하기도 한 영화입니다.
서울에 가서 백 댄서가 되는 게 꿈인 여고생 필선과 미나는 교내에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듭니다. 이 학교 교장이 축구광인데, 학교 축구부는 맨날 꼴찌라 응원단이 필요하다는 미나의 꼬임에 넘어간 겁니다.
Q. 응원단 하면 결국 어떤 노래로 춤을 추냐가 중요한데,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아주 신난다면서요?
이혜리가 덕선이로 나오는 “응답하라 1988”에서 당시 히트곡들이 많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잖아요, 혜리가 필선이로 나오는 “빅토리”에서는 90년대의 신나는 댄스곡들이 당시를 추억하는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예를 들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디바의 왜 불러,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원준의 쇼 같은 노래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슬램덩크” 패러디 대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1990년대와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를 풋풋한 배우들의 진정성어린 앙상블 연기로 돌파하는 영화입니다.
Q. 자 이제 할리우드 영화로 넘어가볼까요, “트위스터스”, “미나리”로 잘 알려진 정이삭 감독의 영화군요.
네, 재미교포 2세로 “미나리”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정이삭 감독의 첫 번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개봉 당시 “오펜하이머”에 버금가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만, 이후로는,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한 상황인데 한국이 마지막 주요 개봉지입니다.
“트위스터스”는 올 여름 시장에서 유일한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정이삭 / 감독
(토네이도가 없는 한국에서 이 영화가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근에 엄태화 감독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한국에는 지진이 별로 없지만 그의 영화는 성공했잖아요"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토네이도를 좇아 그 피해를 줄여보려는 과학자와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남녀 간의 로맨스를 한 스푼 넣어 내놓았습니다. 제작비가 요즘 흥행 1위 영화 “파일럿”의 스무배 수준이거든요, 그만큼 토네이드를 실감나게 영화적으로 재현해서 특수관에서도 충분히 즐길만한 볼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미나리”의 감성까지 기대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듯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에이리언의 새로운 속편이 나온 모양이군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페이스 호러 SF 프랜차이즈죠, 에이리언의 일곱 번째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도 다음 주 수요일에 개봉합니다.
이번 영화는 1편을 연출했던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고 “맨 인 더 다크”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이 감독은 페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잘 다루는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는 에이리언 1편과 2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다룹니다.
때는 2142년입니다. 부모 세대가 맞닥뜨렸던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하지만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며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인간 숙주에게 유충을 삽입하는 '페이스허거'부터, 숙주의 몸속에서 자라나 가슴을 찢고 나오는 '체스트버스터' 등 까무러치게 징그러운 에이리언들이 주인공들을 몰아붙입니다. 이 영화는 아직 시사회를 안해서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 중에 유일하게 제가 직접 보지 못했는데요, 이렇다할 공포 영화가 없었던 올 여름 시장에서 공포 영화팬들이 기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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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디지털뉴스편집부)
이주형 논설위원 joo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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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개봉한 영화 두 편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전도연 주연의 범죄액션물 “리볼버”라는 영화입니다.
Q. 전도연 씨는 지난해 범죄액션 영화 “길복순”에서도 살인청부업체 킬러 역으로 나왔었죠? 최근엔 센 역할로 많이 나오네요.
맞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유흥업소 비리에 엮여서 감방에 갔다온 전직 경찰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출소하고 보니 당초 약속과 달리 땡전 한푼 받지 못하게 되면서 마치 채권추심자처럼 관련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나서는 한 여전사의 이야기입니다.
전도연이 연기한 전직 경찰 수영은 모든 죄를 자신이 덮어쓰고 감방에 가는 대신 서울 아파트 한 채와 7억 원을 받기로 합니다. 근데 출소하고 보니 자신이 빈털터리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영이 가진 거라고는 형사 생활로 갈고 닦은 촉과 감, 그리고 검도 실력입니다.
전도연은 애초 자신에게 돈을 주기로 했던 투자 회사 대표의 동생을 찾아가 흠씬 두들겨 패주고, 용역 깡패들을 곤봉 하나로 제압하면서 자신에게 마땅히 돌아와야할 대가를 찾아나섭니다. 전도연 배우 얘깁니다.
전도연 / 배우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아무래도 좀 감정을 좀 많이 좀 담아내는 표현해내는 그런 배우였다면, 리볼버에서는 그런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걷어져 있는 연기를 하지 않았나."
이 영화에는 또 이정재가 전도연과 내연 관계인 선배 경찰로 깜짝 출연하기도 합니다. “리볼버”는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이 연출을 했는데요, “무뢰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일반적인 대중 영화와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로 여성 주연의 느와르 영화를 선보입니다.
Q. 다음 개봉작으로 가시죠. 일본의 인기 여배우인 히로세 스즈 주연의 영화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네요
네, 일본의 20대 여배우 중 선두 주자인 히로세 스즈 주연의 드라마 장르의 영화인데요. 일본에서 히트하고 한국에서도 출간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히로세 스즈가 연기하는 주인공 사카키는 16살 때 엄마가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가면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카키가 사는 쉐어하우스에 나오타츠라는 고등학생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 학생의 아버지가 바로 사카키 엄마와 바람피웠던 남자입니다. 사카키는 이 사실을 눈치채고 착한 심성을 가진 이 고등학생을 쌀쌀맞게 대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대화를 엿듣다 자신의 아버지의 불륜 상대가 사카키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나오타츠는 책임감을 느끼고 사카키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걸 돕게 되고, 사카키도 점차 마음은 열어간다는 내용입니다.
Q. 줄거리는 일종의 막장 드라마스러운데도 있네요.
네, 불륜으로 연결된 다소 억지스러운 인간 관계가 영화 전면에 등장하는데, 이걸 일본 영화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갑니다. 인기 원작 만화가 있는만큼 앞서 소개해드린 큰 줄거리 외에도 유기 고양이 사건 등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 “리볼버”를 보면 위스키와 소주 생각이 나고,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를 보면 감자샐러드, 카레 같은 일본 가정식 요리가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Q. 그런데 이 위원, 영화 시장의 최대 성수기가 여름 휴가 시즌이잖아요. 통상 ‘7월말 8월초’를 대목으로 보는데, 올해는 다음 주에 국내외 굵직한 영화들이 같은 날 개봉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말8초에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 영화 대작이 일제히 개봉하면서 여름 대목을 노렸지만, “밀수” 정도만 흥행하고 나머지 영화들은 본전치기에 그치거나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올해는 다음 주, 사실상 여름 시즌을 끝내는 광복절 연휴에 두 편의 굵직한 한국 영화와 두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14일에 동시 개봉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네 편의 영화를 간단하게나마 소개해서 시청자 여러분의 영화 선택에 도움을 드릴까 합니다.
Q. 먼저 한국 영화부터 해볼까요, “행복의 나라”와 “빅토리”, 제목만 놓고보면 둘 다 밝고 희망찬 영화 같은데, “행복의 나라”가 10.26.과 12.12.를 다루고 있는 걸 보면 역설적인 제목같군요.
네, 그렇습니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가 이 영화에 몇 번 나오는데요, 행복의 나라는 희망 사항이지 영화 속 현실은 아닙니다.
“행복의 나라”는 요즘 “파일럿”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정석과 고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이고,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합니다. 1979년 10.26.과 12.12. 사이에 벌어진 불행한 역사를 다룹니다.
Q. “서울의 봄”이 다룬 시기와 겹치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는 인물들입니다. 10.26.을 다룬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이 있는데요, 이 두 영화의 주인공은 당연히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대통령 등이거든요, 그런데 “행복의 나라”의 주인공은 10.26. 당시 중앙정보부 수행비서와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입니다. 수행 비서역을 이선균이 맡았고, 변호사 역을 조정석이 연기했습니다.
기존에 10.26.과 12.12.를 다룬 영화들이 사건 자체의 묘사에서 긴장감과 재미를 불러일으켰던 데 비해, 이 영화는 10.26. 관련자들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이선균이 맡은 수행 비서와 조정석이 맡은 변호사의 인간적인 고뇌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목과 달리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고 결연한 표정의 이선균 배우처럼 상당히 무겁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역을 맡은 조정석 배우에게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이 상반된 에너지와 톤앤매너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주목됩니다.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빅토리”, “응팔”의 이혜리 배우가 주연을 맡았네요?
네, 이 영화는 경남 거제의 한 고등학교에서 결성된 초짜 치어리더반 학생들 이야기를 다룬 하이틴 드라마이자 남녀노소 누가 봐도 무해하고 간혹 가슴이 찡하기도 한 영화입니다.
서울에 가서 백 댄서가 되는 게 꿈인 여고생 필선과 미나는 교내에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듭니다. 이 학교 교장이 축구광인데, 학교 축구부는 맨날 꼴찌라 응원단이 필요하다는 미나의 꼬임에 넘어간 겁니다.
그런데 촌 학교에 춤 잘 추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춤은 잘 못춰도 다양한 개성과 열정 하나로 뭉친 초짜 치어리더 동아리 학생들이 힘을 합쳐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자신들의 꿈을 향해 전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Q. 응원단 하면 결국 어떤 노래로 춤을 추냐가 중요한데,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아주 신난다면서요?
이혜리가 덕선이로 나오는 “응답하라 1988”에서 당시 히트곡들이 많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잖아요, 혜리가 필선이로 나오는 “빅토리”에서는 90년대의 신나는 댄스곡들이 당시를 추억하는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예를 들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디바의 왜 불러,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원준의 쇼 같은 노래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슬램덩크” 패러디 대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1990년대와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를 풋풋한 배우들의 진정성어린 앙상블 연기로 돌파하는 영화입니다.
Q. 자 이제 할리우드 영화로 넘어가볼까요, “트위스터스”, “미나리”로 잘 알려진 정이삭 감독의 영화군요.
네, 재미교포 2세로 “미나리”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정이삭 감독의 첫 번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개봉 당시 “오펜하이머”에 버금가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만, 이후로는,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한 상황인데 한국이 마지막 주요 개봉지입니다.
“트위스터스”는 올 여름 시장에서 유일한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정이삭 / 감독
(토네이도가 없는 한국에서 이 영화가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근에 엄태화 감독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한국에는 지진이 별로 없지만 그의 영화는 성공했잖아요"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토네이도를 좇아 그 피해를 줄여보려는 과학자와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남녀 간의 로맨스를 한 스푼 넣어 내놓았습니다. 제작비가 요즘 흥행 1위 영화 “파일럿”의 스무배 수준이거든요, 그만큼 토네이드를 실감나게 영화적으로 재현해서 특수관에서도 충분히 즐길만한 볼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미나리”의 감성까지 기대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듯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에이리언의 새로운 속편이 나온 모양이군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페이스 호러 SF 프랜차이즈죠, 에이리언의 일곱 번째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도 다음 주 수요일에 개봉합니다.
이번 영화는 1편을 연출했던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고 “맨 인 더 다크”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이 감독은 페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잘 다루는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는 에이리언 1편과 2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다룹니다.
때는 2142년입니다. 부모 세대가 맞닥뜨렸던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하지만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며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인간 숙주에게 유충을 삽입하는 '페이스허거'부터, 숙주의 몸속에서 자라나 가슴을 찢고 나오는 '체스트버스터' 등 까무러치게 징그러운 에이리언들이 주인공들을 몰아붙입니다. 이 영화는 아직 시사회를 안해서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 중에 유일하게 제가 직접 보지 못했는데요, 이렇다할 공포 영화가 없었던 올 여름 시장에서 공포 영화팬들이 기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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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논설위원 joo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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