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주 금요일 이시간, 이번 한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 이슈를 파헤칩니다. 사건의 해부 시간입니다.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최 차장, 오늘의 주제는 뭡니까?
[기자]
오늘의 주제입니다. 마약,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회원수 300명을 넘는 대학생 연합동아리 얘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아리에서 '환각파티'가 벌어졌습니다. 고급호텔에서 집단 투약을 하는가 하면 마약을 유통, 판매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아리 회장 등 3명이 구속됐습니다. 도대체 이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우리사회에 마약은 어디까지 스며든 걸까요?
이희동 /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주요 13개 대학의 대학생 총 14명이 마약을 매매하고 투약한 사건을 적발했습니다. 마약 수사 대비 방법 알려주는 텔레그램 채널이 운영중입니다. 대학생등 9천명 구독 중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앵커]
이런 동아리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거죠?
[기자]
30대 동아리 회장 A씨, 명문대 출신의 대학원생이었습니다. 2021년, 친목을 목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고급호텔에서 호화파티를 열면서 회원수 300명의 거대 동아리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외모와 학벌, 집안 등을 토대로 해서 동아리 가입 '면접'까지 봤다고 하는데, 2022년 A씨가 마약에 손을 대면서 동아리에 변화가 생깁니다. 회원들간 집단 마약 투약이 시작됐고, 마약 유통과 판매에까지 관여합니다.
[앵커]
회원들에게 마약을 나눠준 거예요?
마약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중독성'입니다. A씨, 처음에는 참여율 높은 회원들에게 액상 대마를 권하면서 마약에 끌어들였는데, 중독된 회원들이 늘자 본격적인 수익사업을 시작합니다. 공동구매로 마약을 사들인 뒤에 회원들에게 2배 넘는 가격에 팔았습니다. 지난해에만 1200만 원 어치의 마약을 사들였고, 유통과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습니다. 회원들은 호텔이나 공연장은 물론이고 해외에까지 나가서 마약을 했습니다.
[앵커]
마약이 대학가에까지 이렇게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기자]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란 말은 이미 오래 전 얘기입니다. 투약자 중에는 의대와 약대 준비생, 법조인을 꿈꾸는 로스쿨 준비생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수사에도 철저히 대비했습니다. 동아리 회원들이 나눈 대화내용 들어보겠습니다.
투약자들간 전화 통화
"(근데 이게 (수사받으면) 핸드폰 포렌식하고 그러지 않아?) 핸드폰 제출하라 그래 그럼 제출하면 돼. 근데 비밀번호는 풀어줄 필요가 없어. 그래서 나도 비밀번호 15자리 이상으로 다 설정해놨고…"
비밀번호 안 풀어주면 수사망을 피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SNS를 통해서 마약검사에 걸리지 않는 방법과 휴대전화 자료 영구삭제 방법은 물론이고, 과거 판결을 토대로 수사기관에 붙잡히면 어떻게 진술해야 되는지까지 공유했습니다. 투약자들간의 전화통화 내용, 좀더 들어보겠습니다.
투약자들간 전화 통화
"재판받고 판결 난 거 보면은 몰랐다고 하면은 무죄야. 나는 그냥 누가 준 클럽에서 준 술을 마셨는데 나는 마약한 줄도 몰랐는데 그게 마약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해서 무죄 받은 게 꽤 있거든."
더욱 놀라운 건 이들이 정보를 공유했던 SNS 단체대화방 참여자가 9000명 이상이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이게 문제입니다. 지난해 수도권 대학가엔 "50배 이상의 효과를 내는 획기적인 액상 대마를 판매한다"는 광고 전단이 뿌려졌습니다. "영감이 필요하냐"는 문구과 함께 배포자와 1대1 대화가 가능한 QR코드까지 새겨져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약 사범 가운데 학생들의 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2018년 120여 명이었던 학생 마약 사범 수는 지난해 1340여 명으로, 5년 만에 11배 증가했습니다. 20대 마약 사범도 지난해 8600명, 1년새만 40% 넘게 늘었습니다. 마약에 처음 손을 대는 나이대는 점점 더 낮아지고, '가상화폐 결제'와 '던지기'를 통한 마약 거래 방법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말만 가지고는 우리 사회에 퍼진 마약을 잡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이러다간 어린 아이들까지 마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걱정입니다.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최석호 기자(bully21@chosun.com)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매주 금요일 이시간, 이번 한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 이슈를 파헤칩니다. 사건의 해부 시간입니다.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최 차장, 오늘의 주제는 뭡니까?
[기자]
오늘의 주제입니다. 마약,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회원수 300명을 넘는 대학생 연합동아리 얘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아리에서 '환각파티'가 벌어졌습니다. 고급호텔에서 집단 투약을 하는가 하면 마약을 유통, 판매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아리 회장 등 3명이 구속됐습니다. 도대체 이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우리사회에 마약은 어디까지 스며든 걸까요?
이희동 /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주요 13개 대학의 대학생 총 14명이 마약을 매매하고 투약한 사건을 적발했습니다. 마약 수사 대비 방법 알려주는 텔레그램 채널이 운영중입니다. 대학생등 9천명 구독 중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앵커]
이런 동아리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거죠?
[기자]
30대 동아리 회장 A씨, 명문대 출신의 대학원생이었습니다. 2021년, 친목을 목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고급호텔에서 호화파티를 열면서 회원수 300명의 거대 동아리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외모와 학벌, 집안 등을 토대로 해서 동아리 가입 '면접'까지 봤다고 하는데, 2022년 A씨가 마약에 손을 대면서 동아리에 변화가 생깁니다. 회원들간 집단 마약 투약이 시작됐고, 마약 유통과 판매에까지 관여합니다.
[앵커]
회원들에게 마약을 나눠준 거예요?
[기자]
마약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중독성'입니다. A씨, 처음에는 참여율 높은 회원들에게 액상 대마를 권하면서 마약에 끌어들였는데, 중독된 회원들이 늘자 본격적인 수익사업을 시작합니다. 공동구매로 마약을 사들인 뒤에 회원들에게 2배 넘는 가격에 팔았습니다. 지난해에만 1200만 원 어치의 마약을 사들였고, 유통과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습니다. 회원들은 호텔이나 공연장은 물론이고 해외에까지 나가서 마약을 했습니다.
[앵커]
마약이 대학가에까지 이렇게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기자]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란 말은 이미 오래 전 얘기입니다. 투약자 중에는 의대와 약대 준비생, 법조인을 꿈꾸는 로스쿨 준비생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수사에도 철저히 대비했습니다. 동아리 회원들이 나눈 대화내용 들어보겠습니다.
투약자들간 전화 통화
"(근데 이게 (수사받으면) 핸드폰 포렌식하고 그러지 않아?) 핸드폰 제출하라 그래 그럼 제출하면 돼. 근데 비밀번호는 풀어줄 필요가 없어. 그래서 나도 비밀번호 15자리 이상으로 다 설정해놨고…"
[앵커]
비밀번호 안 풀어주면 수사망을 피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SNS를 통해서 마약검사에 걸리지 않는 방법과 휴대전화 자료 영구삭제 방법은 물론이고, 과거 판결을 토대로 수사기관에 붙잡히면 어떻게 진술해야 되는지까지 공유했습니다. 투약자들간의 전화통화 내용, 좀더 들어보겠습니다.
투약자들간 전화 통화
"재판받고 판결 난 거 보면은 몰랐다고 하면은 무죄야. 나는 그냥 누가 준 클럽에서 준 술을 마셨는데 나는 마약한 줄도 몰랐는데 그게 마약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해서 무죄 받은 게 꽤 있거든."
더욱 놀라운 건 이들이 정보를 공유했던 SNS 단체대화방 참여자가 9000명 이상이었다는 점입니다.
[앵커]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이게 문제입니다. 지난해 수도권 대학가엔 "50배 이상의 효과를 내는 획기적인 액상 대마를 판매한다"는 광고 전단이 뿌려졌습니다. "영감이 필요하냐"는 문구과 함께 배포자와 1대1 대화가 가능한 QR코드까지 새겨져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약 사범 가운데 학생들의 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2018년 120여 명이었던 학생 마약 사범 수는 지난해 1340여 명으로, 5년 만에 11배 증가했습니다. 20대 마약 사범도 지난해 8600명, 1년새만 40% 넘게 늘었습니다. 마약에 처음 손을 대는 나이대는 점점 더 낮아지고, '가상화폐 결제'와 '던지기'를 통한 마약 거래 방법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말만 가지고는 우리 사회에 퍼진 마약을 잡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이러다간 어린 아이들까지 마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걱정입니다.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최석호 기자(bully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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