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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농사 돕는 '우렁각시'인줄 알았던 왕우렁이 배신…"어린 모까지 다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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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벼를 재배하는 '친환경 농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왕우렁이를 논에 풀어 잡초를 제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효과적인 친환경 농법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올해는 오히려 농사를 망치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김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창 모가 빽빽하게 자라나야 하는 논 곳곳이 흙 바닥을 보이며 파여있습니다.

논바닥에는 우렁이들이 모여있고 벼 줄기에는 붉은 알도 보입니다.

물길 앞을 손으로 한 번 퍼 봤는데 양손 가득 우렁이가 잡혀 올라옵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논에 뿌려진 왕우렁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린 모까지 먹어 치우는 겁니다.

김수경 / 전남 해남군
"우렁이들이 일단 (모를) 다 먹어요. 한 다섯 번 다시 모내기를 다시 했거든요. 그러다가 도저히 더 이상 구할 모가 없어서 모내기를 안 하고..."

늘어난 우렁이 탓에 전남 9개 시군에서만 축구장 7천개 크기의 논이 피해를 봤습니다.

이렇게 우렁이가 애물단지로 변한 건 기후변화 때문. 실제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광주·전남 평균 기온은 5.1도로 역대 겨울 기온 중 가장 따뜻하다 보니 개체 수가 지나치게 늘어난 겁니다.

전남도청 관계자
"(겨울) 날씨가 따뜻하다 보니까 이게 지금 월동이 된 겁니다. 원래는 죽어야 맞습니다. 그런 사유로 인해서 올해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40억 원을 투입해 우렁이를 보급했던 전라남도는 우렁이 피해가 확산하자, 9억 원을 들여 우렁이 퇴치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TV조선 김태준입니다.

김태준 기자(goran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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