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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앵커칼럼 오늘] 북한 부모들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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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 좋은 게 뭐야 했더니 얘가 '프리덤'(자유) 하고 소리를 치더라고요. '머리 마음대로 기를 수 있잖아' 하고…"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탈북을 결심하기까지 "고민도 고충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결국엔 딸에게 더 좋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어서 결심했습니다."

북한은 외교관 자녀 한 명을 인질로 남겨두고 가게 합니다.

그런데 태영호 전 주영 공사의 큰아들이 런던에 합류했습니다. 김정은이 "청년들을 외국에 내보내 배우게 하자"며 외교관과 주재원 자녀를 풀어줬지요.

그의 아내가 말했습니다.

"이 기적을 이용하지 못하면 아이들이 원망할 겁니다."

부부가 2년을 고심하는데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탈출하자 소환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는 큰아이를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북한대사관을 벗어나는 순간 두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이 순간, 내가 너희들의 노예 사슬을 끊어주니 자유롭게 살라고…"

부모란, 아버지란 그렇습니다.

'내가 등대가 되마. 안개 속에 키 세우고, 암초 위에 서마.'

"간부든, 일반 백성이든 다 자식을 가진 부모거든요. 내 자식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작년 11월 가족과 귀순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참사는, 북한 주민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내 자식은 나보다 나은 삶이 돼야 한다. 답은 통일밖에 없다."
"이렇게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다, 그 지경까지 왔거든요."

작년 말 프랑스 주재 외교관 가족도 탈출해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외교관 가족도 탈북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입국한 고위급 탈북민이 열 명 안팎에 이릅니다. 올해는, 상반기에 비슷한 규모가 들어와, 엘리트 동요가 심상치 않습니다.

내부 단속은 갈수록 무자비합니다. 이달 초 한국 드라마를 보다 적발된 중학생 30여 명이 공개 총살 당했다고 합니다. 지난달엔 열일곱 살 안팎 청소년들이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부모들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김정은이 장벽을 쌓고 통일을 부정해도, 자식 생각과 통일 열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7월 17일 앵커칼럼 오늘 '북한 부모들의 소망'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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