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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집중호우에 담장 무너지고 천연기념물 왕버들 쓰러져…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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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피해 하루 새 15건↑…'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주변 석축 붕괴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충남, 경북,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국가유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후 장마철 집중 호우로 인한 국가유산 관련 피해 사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총 23건이다.

전날 집계된 8건과 비교하면 하루 새 15건 늘었다.


총 23건의 피해 사례를 보면 사적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물·국가민속문화유산 각 4건, 천연기념물 3건, 국보 2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충남 11건, 경북 6건, 서울·전북 각 2건, 전남·제주 각 1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추정하는 국보 '안동 봉정사 극락전'은 최근 내린 비로 건물 뒤쪽 토사가 흘러내리고 석축이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


극락전이 있는 봉정사는 통도사, 부석사 등과 함께 2018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등재된 바 있다.

국보 '완주 화암사 극락전'의 경우, 보호구역 경계에 있는 토사가 흘러내려 현재 주변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배수관을 정비하고 복구에 나설 예정이다.

보물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도 집중호우로 위험에 놓였다.


불상 아래쪽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고 수각과 명부전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지역돌봄센터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긴급 조치 중이다.

사흘간 기록적인 양의 비가 쏟아진 부여 일대에서는 사적인 '부여 나성'을 비롯해 능안골 고분군, 가림성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나이가 300∼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왕버들 59그루가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성주 경산리 성밖숲'에서는 왕버들 나무(43호)가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성주 한개마을에서는 담장 일부가 무너졌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공주 공산성과 부여 대조사를 찾아 집중호우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최응천 청장은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문화유산 돌봄센터 등을 투입하고 긴급보수비 지원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