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4 (화)

황석영 부커상 수상 좌절··· "그럼에도 계속 쓸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상 영예는 격동기 동독의 해체 속 사랑 다룬 에르펜벡 '카이로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설 ‘철도원 삼대(영어명 Mater 2-10)’의 작가 황석영(81)의 영국 문단의 최고 권위 상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이 문턱에서 좌절됐다.

21일(현지 시간) 부커상 선정위원회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Kairos)’를 호명했다.

앞서 유력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황 작가는 탈락했다. 황 작가는 시상식 직후 “성원을 보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수상 여부와 관계 없이) 계속해서 쓰겠다”고 전했다. 황 작가는 앞서 85세까지 쓰겠다며 소설 세 권의 추가 집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근대의 극복과 수용’을 작가의식으로 삼아온 황 작가는 2020년 집필한 ‘철도원 삼대’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한 근대 산업 노동자들의 삶을 정면으로 다뤘다. 이전에 우리나라 문단에서 잘 다루지 않은 주제라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황 작가는 “전 세계의 근대는 다 왜곡된 모습이지만 동아시아는 모양은 그럴 듯함에도 불구하고 안의 내용물을 보면 근대를 극복하지 못 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식민지 시대, 분단 시대를 따로따로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내가 근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문학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이 상의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그중에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이 상(당시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았다. 이외에 2018년 한강 ‘흰’, 2022년 정보라 ‘저주토끼’, 2023년 천명관 ‘고래’가 각각 최종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날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에르펜벡 작가는 “아버지는 소설을 썼고 어머니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독일어로 번역했다”며 “쓰고 번역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자라난 제가 번역가와의 협업으로 이 상을 수상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카이로스는 1986년 분단된 독일의 동독 수도 동베를린의 한 버스에서 만난 19세 여학생과 50대의 기혼 남성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다뤘다. 이들의 위험한 관계가 파괴되는 과정을 통해 동독의 이상주의와 전제정치 체제의 해체를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