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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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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인용한 소설 ‘1984’에 담긴 소버린 AI 철학 [IT클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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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 21일 AI 서울 정상회의 정상 세션서 AI 견해 밝혀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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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안전한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해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다양한 AI 모델들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했다. 극소수 AI 모델이 지배하는 사회는 각국의 문화 등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22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전날 오후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AI Seoul Summit) 정상 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진행되는 이번 AI 서울 정상회의는 전 세계 국가 정상, 국제기구, 세계적인 AI 기술 기업의 대표 등이 참여해 AI 발전 방안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다.

정상 세션에 참가한 이 GIO는 “사용자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다양한 검색 결과에서 정보를 선택하는 검색과 달리, 바로 답을 제시하는 AI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답을 얻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AI의 특성은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GIO는 발언 도중 소설 ‘1984’에 나오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1984는 지난 1949년에 출간된 디스토피아 소설로 ‘동물농장’과 함께 60여개국 언어로 번역된 조지 오웰의 대표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에선 ‘빅 브라더’라는 인물의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소리나 동작도 낱낱이 포착할 수 있는 장치인 ‘텔레스크린’이 활용되는데, 정보기술 발달로 사생활과 신상정보 침해가 문제시되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연상케 한다.

이 GIO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면 과거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게 되고,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다양한 시각들이 보이고 각 지역의 문화적, 환경적 맥락을 이해하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주권 확보와 자체적인 초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등 팀 네이버가 ‘소버린(Sovereign, 자주적) AI’ 전략을 지속 강조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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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기술은 자체 LLM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해지는 네이버의 기술 수출 낭보에서도 소버린 AI는 빠지지 않는다.

지난 3월 팀 네이버와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 디지털’이 업무협약이 업무협약을 맺어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 클라우드와 슈퍼앱을 구축하고, 아랍어 LLM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게 대표 사례다.

실제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한 LLM ‘하이퍼클로바X’은 유럽에서 소버린 기술로 인정받은 데 따라, ‘유럽 AI 연합’에 작년 8월 가입하기도 했다. 이용 국가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소버린 기술은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각국 정부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유럽 AI연합 홈페이지엔 하이퍼클로바 X가 ‘신뢰할 수 있는 AI 실증 사례’로 소개됐다.

유럽 AI 연합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 2018년 꾸린 조직으로, 각국 기업과 학계, 전문가, 당국 관계자 등 6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럽 AI 전략을 짜는 민관 싱크탱크로서 정책 자문 기구인 ‘AI 고위 전문가 그룹(AI-HLEG)’과 함께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을 하고, AI에 대한 최초 규제인 ‘AI 액트(AI ACT)’ 논의에도 참여 중이다.

이 곳에 국내 기업인 네이버가 가입했다는 것은 한국 AI가 주권적 기술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네이버는 39개 유럽권 기업으로 구성된 ‘유럽 클라우드 연합’의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AI 안전 실행 프레임워크인 ‘네이버 AI 세이프티 프레임워크(NAVER AI Safety Framework)’를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서울대 AI 정책 이니셔티브(SAPI)와 협업해 발표한 ‘네이버 AI 윤리 준칙’을 보다 구체화한 내용이 담긴다.

AI 윤리 준칙은 네이버의 모든 구성원이 AI 개발과 이용에 있어 준수해야 하는 원칙이다. 사람을 위한 AI 개발, 다양성의 존중, 합리적인 설명과 편리성의 조화, 안전을 고려한 서비스 설계, 프라이버시 보호와 정보 보안의 총 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이 GIO는 “네이버는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책임감 있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나와 많은 글로벌 국가가 자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도록 어떤 형태든 기술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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