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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벼랑 끝 네타냐후, ICC 체포영장에 오히려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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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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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 지도자 등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청구가 몰고 온 후폭풍이 거셉니다.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이 즉각 반발했으며 미국 정치권에서는 ICC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ICC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로 국내외에서 궁지에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일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21일(현지시간) '헤이그의 위선'이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이번 ICC 체포영장 청구를 비판했습니다.

특히 영장을 청구한 카림 칸 ICC 검사장에 대해 이스라엘을 '말살'하려는 하마스 지도자와 이스라엘 지도자를 같은 선상에 뒀다면서 "참을 수 없는 뻔뻔스러움"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간 네타냐후 총리를 종종 비판해왔지만, 이번 ICC 체포영장 청구와 관련해선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NYT는 "ICC 체포영장 청구로 네타냐후 총리가 길고 파란만장한 정치 이력에서 가장 뜻밖의 반전 중 하나를 맞은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앞서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의 칸 검사장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동시에 청구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사작전 등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칸 검사장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전쟁범죄를 이유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성명을 내고 "터무니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침공 계획에 비판적이었던 미국 당국자들도 ICC 체포영장 청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내에선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들도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중동 뉴스 사이트 '알모니터'의 칼럼니스트 벤 캐스핏은 ICC 체포영장 청구가 "현재로서는 네타냐후에게 힘을 실어준다"며 "그(네타냐후 총리)는 박해받는 희생자의 역할에 가장 행복해한다"고 NYT에 말했습니다.

그는 영장 청구가 "네타냐후에게 염증을 느낀 지지자들을 다시 불러 모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ICC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ICC 검사장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에 동시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ICC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추진을 위해 정부가 의회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래에 우리(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ICC를 제재하려는 초당파적인 노력을 지지할 것이냐"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질문에 "그것에 대해 함께 일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참모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추진한 ICC 관계자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을 방문, 네타냐후 총리 등과 회동한 그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은행 계좌와 여행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 부패한 검사와 판사들에 대해 비자를 제한할 수 있다"면서 이번 이스라엘 방문 결과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브리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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