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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민중 시의 거목, 신경림 없는 시단 생각하면 가슴 먹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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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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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림 시인 생전 모습

1970~80년대 시단에서 민중 시의 장을 연 신경림(88) 시인이 오늘(22일) 별세하자 문단에서는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시인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언론사와 통화에서 "내년이 시집 '농무'(1975)를 내신 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나라 리얼리즘 시의 맨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준 어른이었고, 시인 후배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도 시인은 "신경림 선생님이 없는 한국 시단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슬퍼했습니다.

시인인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도 "'창비 시선' 1번인 '농무'는 우리 시단에서 민중 시의 첫 장을 연 시집"이라며 "선생님은 이른바 우리 시대 고비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놓지 않고 어른의 역할을 해온 시단의 거목"이라고 추모했습니다.

곽 시인은 "선생님은 민중 시의 장도 열었지만 서정성과 문학적인 길도 동시에 담보한 분"이라며 "훌륭한 인품으로 후배들이 불편한 얘기를 해도 괘념치 않고 받아주신 품이 넓고 따뜻한 분이었다. 후배들에게 시로도, 인품으로도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기억했습니다.

시인인 유자효 전 한국시인협회장도 "한국인의 정서를 시로 가장 잘 표현한 시인으로, '농무'는 국민의 사랑을 받은 시였다"며 "선생님의 시는 평이한 가운데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요즘 시가 어려워지는 경향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는데 선생님은 '시는 결코 어려운 언어로 쓰는 것이 아니다. 생활어, 늘 하던 말, 그런 언어 속에서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줬다"고 돌아봤습니다.

유 시인은 이어 "시인과 우리 모두 선생님에게 큰 신세를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갑자기 떠나시는 걸 보니 생전 못 찾아뵌 게 후회가 된다"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암으로 투병하던 신 시인은 오늘 오전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별세했습니다.

한국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평론가협회 등 문인 단체들은 고인의 장례를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사진=창비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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