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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한·오·유, 꼬리 문 ‘직구 설전’…“처신이라니” “억까 심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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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오른쪽 오세훈 서울시장, 왼쪽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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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합인증마크(KC)를 받지 않은 제품의 국외 직구(직접구매) 금지와 철회 조처를 두고 21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이 페이스북으로 설전을 벌였다. 전날 같은 문제로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대거리를 주고받은 데 이어 이틀째다. 여당 ‘차기 권력’의 향배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정부의 섣부른 정책 발표와 철회 과정을 둘러싼 대선주자군 사이의 논박이 ‘태도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 페이스북에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방향은 맞는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선의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냐”며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해야 하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전 위원장은 정부의 국외 직구 금지 조처를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하며 4·10 총선 참패 이후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그는 이날도 ‘더 정교해야 하는 사례’로 “고연령 시민에 대한 운전면허 제한”을 꼽으며 고위험 운전자를 상대로 ‘조건부 면허제’를 검토 중인 정부를 비판했다. “방향은 맞는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총선 이후에도 “국정 방향은 옳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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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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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오 시장은 오후 2시10분께 페이스북에 “여당 정치인들이 에스엔에스(SNS,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오 시장은 “처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었다”며 전날과 달리 한발 물러섰다.



1시간여 뒤엔 유 전 의원이 “자기가 에스엔에스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에스엔에스 하면 보여주기만 횡행한다? 이건 대체 무슨 억까(억지스러운 비난) 심보냐. 여당 정치인이 에스엔에스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필요 최소한은 누가 정하는 거냐”고 쓰며 논쟁을 이어갔다. 그는 “당초의 주제였던 ‘케이시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젠 에스엔에스만 남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 시장은 전날도 유사한 주장을 펴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직구 금지 조처 관련 정부 비판 글을 올린 국민의힘 인사들을 두고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적었다. 이에 유승민 의원은 “정치적 동기로 반대를 위한 반대, 근거 없는 비판은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각각 한 차례씩 더 서로를 겨냥한 글을 올리며 공방을 벌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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