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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영국 '오염 혈액' 수혈로 3만명 HIV·간염 걸려…"정부가 사건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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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현지시간 19일 영국 오염혈액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를 하루 앞두고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앞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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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발생했던 이른바 '혈액 스캔들'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간염에 걸리고 3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혈액 스캔들'이란 영국에서 1970년부터 1991년 사이 3만 명이 넘는 환자가 오염된 혈액을 수혈받아 HIV 또는 C형 간염에 걸렸던 사건입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20일 영국 오염혈액조사위원회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영국 정부의 잘못으로 많은 환자가 오염된 혈액 제제와 수혈에 노출됐음에도 정부는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염혈액조사위원회의 브라이언 랭스태프 위원장은 "혈액 스캔들로 많은 이들의 삶이 파괴됐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중에는 혈우병을 비롯해 출혈 질환이 있는 환자도 여러 명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미국에서 수입된 치료제를 투여받았는데, 일부는 교도소 수감자나 마약 사용자 등 고위험 헌혈자의 혈액을 수혈받았습니다.

출산이나 수술, 치료를 받던 환자 중에도 오염된 혈액을 수혈받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들은 수년 동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힘써왔습니다. 조사위원회는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부에 공식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2017년 7월 공식 조사 계획이 발표되면서 조사위는 영국 전역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습니다. 2022년 7월과 지난해 4월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보상을 촉구했습니다.

도덕적 책임을 인정한 영국 정부는 1인당 10만 파운드(우리돈 약 1억7290만 원)의 중간 보상금을 생존자와 유족 약 4000명에게 각각 지급했습니다.



김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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