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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김영호, 文 회고록 비판 "北 의도에 초점 맞추면 정세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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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 취임 1년 기자 간담회 개최

"北 의도에 국가안보 맡기면 대단히 부정적 결과"

"北 비핵화 실패, 동맹국 책임으로 돌리는 건 잘못"

"北 의도도 능력도 갖고 있어, 왜 의도만 평가?"

노컷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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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진심"으로 생각했고, 북미정상회담 결렬도 미국의 의지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평가한 대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서 우리를 위협할 능력을 갖고 있는데, 북한의 의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은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의 의도와 선의에 국민의 생명, 국가 안보를 맡긴다면 커다란 문제, 대단히 부정적인 안보상의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938년 영국 챔벌린 총리와 독일 히틀러의 뮌헨협정을 언급하며 "(영국의) 이런 유화 정책의 결과로 이듬해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며, "북한 정권의 의도와 군사적 능력을 명확하게 봐야"하고, 따라서 정부가 대북 억제를 첫 번째 단계로 하는 "3D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옆집 이웃이 "우리 집 담 너머에 미사일과 탱크를 갖다놓고 심지어 핵무기까지 갖다 놓고는 '당신과 당신 집을 공격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한다면, 제가 그 말을 믿고 밤에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생각과 의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그 무기로 위협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군사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에는 의도도 갖고 있고 능력도 갖고 있다"면서 "그런데 왜 의도에만 평가를 하느냐"며, "이는 국가 안보정책을 세우는데 있어 굉장히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호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실패에 대해서도 미국의 원인이 아닌 "북한의 소극적인 협상 자세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의 실패를 미국의 책임, 즉 동맹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을 잘못 됐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해상으로 탈북한 주민이 "만약 지금도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있다고 한다면 탈북을 결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소개하며, "문 전 정부의 대북정책이 과연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분명해 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역으로 북한도 한미의 연합훈련을 실제적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침략하겠다는 의도는 결코 없다. 그 점에서 남북이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6·25 전쟁 남침의 경험을 본다면 남북의 의도는 분명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비핵화 의지를 나름대로 절실하게 설명"했다면서, "상응 조치가 있다면 비핵화 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북미정상회담 결렬 원인에 대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이 "대화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한 것"이라며, 미국의 의지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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