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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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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의장 후폭풍 계속…권리당원 '권한 강화' 검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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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 '릴레이 탈당' 인증
이재명 "당원 두 배로 늘리고, 권한도 두 배로 늘리자"
의장·원내대표 경선에 '10% 반영'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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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을 등에 업은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탈락에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대전 당원과의 행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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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명심'을 등에 업은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탈락에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권리당원들은 투표 명단 공개 요구에 이어 릴레이 탈당까지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일부 당선인들은 당원 뜻을 더 크게 반영하자고 주장하며 지지자 달래기에 돌입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5선'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권리당원들은 민주당 당원게시판에 우 의원의 의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거나 경선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당선인들이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원들을 중심으로 우 의원보다 추 당선인을 의장으로 원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제대로 상대하기 위해선 국회의장의 강력한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 1003명에게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은 6.3%.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70.6%가 차기 국회의장으로 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거치며 추 당선인에게 생긴 선명한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의 자세항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기대와 상반된 결과에 지지자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왜 무기명 투표를 하냐"며 투표 명단 공개를 요구하거나 "당심과 민심, 명심을 다 거슬렀다"며 탈당을 인증하기도 했다. 탈당한 당원 수가 수천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민주당 지도부는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공개 발언을 통해 성난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평소 당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당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포문을 열었다. 지난 1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회의장 선거 결과로 많은 당원과 지지자가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상처받은 여러분께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언급한데 이어 이날에도 "의장 후보 선출의 후폭풍이 크다.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이를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따른 후폭풍"으로 규정했다. 그는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한 정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출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심각한 사태다. 정확히 분석해야 정확한 대안이 나온다. 쉬쉬해선 안 된다"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은 윤 정권과 맞짱뜨는 통쾌감을 추 당선인을 통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추 당선인의 탈락에 감정을 이입한 당원과 지지자들이 80% 이상 된다고 추측한다. 이들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치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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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5선'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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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도 공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광주에서 열린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 이 대표는 의장 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것(당원 중심 정당)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 급변, 격변"이라며 "아무래도 첫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없는 길이어서 스치는 풀잎에 다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19일 대전 당원 행사에서는 당원의 권한을 늘리자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는 "최근 당에 섭섭하고 아픈 사연도 꽤 있었다"라며 "당을 혼내주기 위해 탈당을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당비를 끊어라. 탈당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다.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도 두 배로 늘리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시도당위원장을 뽑을 때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시도당위원장 선출에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50대 50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시도당위원장을 뽑는데도 권리당원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 이들의 의견을 지방선거에 담겠다는 의도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회의장이나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권리당원 뜻을 최소 10%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당원주권의 상징적 의미와 캐스팅보트의 정치적 의미를 살리면서도, 과도하지 않은 현실적 출발점으로 상당 기간 작동할 수 있는 '골든 텐(1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의사에 따라 당은 권리당원의 의사 비중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시도당위원장을 뽑을 때도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겠나라는 취지로(비공개 논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당원들의 탈당 러시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규모는 물론 알고 있지만 지금 한풀 꺾였다. 탈당하시는 분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탈당을 만류하는 당 지도부의 적극 메시지가 있어서 당원들이 호응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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