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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SNS에 목매는 청소년, 흡연 확률 최대 8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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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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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 사용 시간이 긴 청소년일수록 전자 담배나 일반 담배를 피울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은 10세에서 25세 사이의 청소년 1만808명을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과 흡연 습관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호흡기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흉부(Thorax)에 16일(현지시각)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 7시간 이상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는 무리와 비교해 일반 담배를 피울 확률이 8배, 전자 담배를 피울 확률이 4배 더 높았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 중 전자 담배 흡연 비율은 0.8%에 불과했다. 반면 하루 1~3시간 이용 청소년은 2.4%, 하루 7시간 이상 사용자는 4%가 전자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담배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 중 흡연자는 2%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루 1~3시간 사용자는 9.2%, 하루 7시간 이상 사용자의 흡연율은 16%로 껑충 뛰었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에게 니코틴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니코틴은 발달 중인 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고, 중독 성향을 유발한다는 게 입증되었다. 또한 전자 담배는 어린이 천식과 같은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청소년의 폐 발달에도 해를 끼친다. 아울러 청소년의 니코틴 사용이 우울증, 불안 및 충동조절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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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소셜 미디어 사용과 흡연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일반 담배와 전자 담배의 홍보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자 담배 회사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직접적인 표적 광고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유료 홍보가 포한된다.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이 길수록 이러한 형태의 영향력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는 부모나 보호자가 거의 감독하지 않는 공간이기에 흡연과 전자 담배를 포함한 ‘나쁜 행위’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소셜 미디어 플랫폼 소유 기업들이 책임감을 갖고 이 문제에 관해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과 희석제(PG·VG 등), 첨가물 등이 섞인 액상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방식이다.

담배회사들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기존 담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는 방식으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이들에게 어필할만한 향을 더해 기존의 담배가 갖는 칙칙한 느낌 없이 담배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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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액상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합성 니코틴 제품은 현행 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각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일반 담배는 불가능한 온라인 판매·판촉이 가능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 문구와 그림을 제품에 붙이지 않아도 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담배용 합성 니코틴 용액 수입량은 2020년 56톤(t)에서 2022년 119t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수입액만 91t에 달하는 등 증가세가 가파르다.

정부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을 최근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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