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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친환경공장 거듭나는 한일현대시멘트…"2030년 탄소 30%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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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5년 3천억원 투자해 친환경 설비 구축

폐합성수지 등 순환자원으로 유연탄 대체…폐열 활용한 에코발전설비 구축

연합뉴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전경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월=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한일현대시멘트[006390] 영월공장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구축해 온 친환경 설비 완공으로 탄소 감축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92년 준공된 영월공장은 국내 시멘트 공장 중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

한일현대시멘트는 2018년 기준 290만8천t이었던 영월공장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3만6천t으로 30%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친환경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부터 약 3천30억원을 투자해 추진해 온 순환자원 재활용 설비와 에코 발전 설비 등의 구축이 내년 마무리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2만3천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을 연료로…이산화탄소 연간 15만9천t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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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탑과 소성로
왼쪽 2호 소성로(킬른)의 예열탑을 개조해 순환연료 연소 보조 설비인 '파이로 로터'를 설치했다.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 영월 주천강 옆에 자리 잡은 한일현대시멘트 공장. 110m 높이로 나란히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구조물 두 개가 멀리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시멘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인 예열탑과 소성로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과 점토·산화철 등의 부원료를 혼합해 예열한 뒤 섭씨 1천450도 이상의 고열로 굽는 소성 공정이 예열탑과 소성로에서 이뤄진다.

소성 공정은 시멘트 제조 과정 중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고, 탄소도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공정이다. 국내 시멘트 업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3천500만t(2020년 기준) 중 90%가 소성 공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성 공정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을 폐합성수지나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 연료로 대체하는 것이다.

한일현대시멘트 관계자는 "폐합성수지를 연료로 사용하면 유연탄을 쓸 때보다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면서 "폐기물을 단순 소각하는 과정에도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유연탄 대신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국가 전체 온실가스 총량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존의 공장 설비가 순환자원 연료를 완전 연소시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순환자원 연료는 유연탄보다 더 긴 연소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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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선별업체에서 연료로 사용하기 적합한 합성수지 등의 순환연료를 트럭에 실어와 외부와 차단된 순환자원 보관 시설 내부에 저장한다.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일현대시멘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 1천98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 전반에 대한 개보수를 진행했다.

총 2기의 소성로 가운데 2호 소성로의 예열탑을 개조해 순환자원 연료의 완전연소를 돕는 보조 연소 설비인 '파이로 로터'를 올해 1월 설치했다.

한일현대시멘트 최철운 생산관리팀장은 "순환연료는 예열탑에 들어가기 전 '미니 소성로'인 파이로 로터를 거치며 충분한 연소시간을 갖고 완전연소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순환자원이 완전연소 되면서 각종 배출 물질도 줄었다. 파이로 로터 설치 이전과 비교하면 탄소 배출량은 7.6% 줄었으며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은 약 11% 저감됐다.

2호 소성로에 이어 내년 상반기 1호 소성로 예열탑 개조까지 완료되면 순환자원 연료 사용률은 현재 약 36%에서 66%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 시멘트 공장의 평균 순환자원 연료 사용률(52%)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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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탑
[촬영 김희선]



110m 높이의 소성로 옥상에 오르니 공장과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회석을 채굴하는 광산에서부터 공장까지 길게 이어진 이송관이 눈길을 끈다.

8㎞ 떨어진 광산에서 공장까지 석회석을 운반하는 이송관은 밀폐형으로 설계돼 비산먼지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준다.

순환자원을 보관시설에서 예열탑까지 운반하는 순환자원 이송관 역시 밀폐형으로 최근 신설했다. 연료 이송에 따른 먼지와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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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서부터 공장까지 석회석을 운반하는 8㎞ 길이의 밀폐형 이송관 [촬영 김희선]



◇ 폐열 회수해 전기 생산…염소더스트는 비료로 재활용

한일현대시멘트가 약 1천50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완공한 에코(ECO) 발전 설비도 탄소 감축에 큰 역할을 하는 친환경 설비다.

에코 발전 설비는 소성로에서 배출되는 열원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한다.

소성로를 거친 고온의 배기가스는 예열탑을 다시 데우는 데 사용되는데, 예열탑을 거치고 나서도 약 300∼400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이 배기가스를 에코 발전 시설로 보내 증기를 생산하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영월공장의 에코발전 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발전량은 연간 약 14만MWh(메가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연간 4만8천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영월공장 전기 사용량의 30%를 충당할 수 있다.

한일현대시멘트는 에코발전 설비를 통해 연간 6만4천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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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에코발전시설 내부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달에는 소성로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를 처리해 비료로 만드는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를 완공,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소성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는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예열탑과 소성로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영월공장의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는 소성로에서 포집한 염소더스트를 모아 염화칼륨(KCl)을 만들고, 이를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설비다.

영월공장은 비산먼지 저감 설비에도 투자를 이어왔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소성 과정에 발생하는데, 이를 저감시키는 장치인 SNCR을 최근 개조해 성능을 향상했다.

SNCR은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최근 요소수의 분사각, 분사 위치, 유량 등을 조절해 질소산화물 저감 효율을 향상했다.

현재 영월공장의 질소산화물은 배출 허용기준인 270ppm보다 현저히 낮은 153ppm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밖에 분쇄설비와 소성설비에는 약 200억원을 투자해 전기 집진기와 백 필터를 설치, 비산먼지를 차단하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박진규 공장장은 "건자재 수요 감소 등 시멘트 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탄소중립은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친환경 공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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