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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친문 적자' 김경수 일시 귀국, 비명계 구심점 되나 '野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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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영국 런던으로 떠났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9일 일시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께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하단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사과했다. 이어 “그만큼 더 보고 듣고,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제 처지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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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충청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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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지사가 9개월 만에 귀국한 건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의 귀국을 앞두고 야권에선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고민정 의원)이란 기대감과 “당내 평가나 관측이 있더라도 모든 것은 결국 순리대로 될 수밖에 없다”(한민수 당선인)는 견제 심리가 엇갈렸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민주당 간판으로는 유일하게 경남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지사의 이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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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특히 김 전 지사가 국내에 머무는 한 달간 누구를 만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봉하마을 추도식까지 가니까 찾아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다른 개인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이제 막 도착했으니 여러 사람을 뵙고 연락도 하려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 친문계 의원은 “김 전 지사는 대중적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비명계의 선두주자로 세력화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현재 복권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라, 운신의 폭이 좁다는 지적도 있다. 그와 가까운 친문계 인사들조차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 된다. 아직 정치를 재개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윤건영 의원)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 손에 김경수의 정치 스케줄이 달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단행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김 전 지사가 정계에 복귀해 야권 내 또 다른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16일 SBS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가 덕목을 갖춘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나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경수 복권'이 협치 행보이자, 야권 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카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에 기댄 추미애 당선인의 탈락으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점도 김 전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 민주당 인사는 “김 전 지사가 복권되면 아직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대표와 대비돼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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