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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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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연임 주춤? ‘明心’ 꺾인 의장선거…“지도부 더 강경해질 것”[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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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패배에 ‘샤이비명’ 존재 가능성도 언급

“李대표 연임 적절치 않다는 의견 나올 것”

정청래 “의장 선거 결과로 많은 당원 분노”

헤럴드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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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세로 굳어져 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이 다소 수그러든 모양새다. 우원식 의원이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경선에서 유력 주자였던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당선되는 이변을 만들면서다. 이를 의식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추 당선인의 패배 원인이 지나친 ‘명심(이재명 마음)’ 강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장 경선 투표권을 가진 당선인들과의 스킨십보다는 이 대표의 의중만을 앞세워 선거에 임했다는 평가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단일 후보로 추대되는 과정에 이어 여야 간 협상을 도모하는 국회의장을 뽑는 선거까지 친명일색 경쟁이 벌어지자, 일극 체제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따라붙는다.

당초 예측과 다른 경선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내에선 ‘샤이비명(비이재명)계’의 존재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그간 정청래·장경태 최고위원 등 친명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는 표출되지 않았던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연임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의장 선거가 겉으로는 추미애 전 장관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처럼 보였지만, 재선 이상 의원들은 추 전 장관에 대한 반감이 컸다”며 “정성호 의원이 후보를 사퇴하고 조정식 의원과 추 전 장관이 명심을 이유로 단일화하는 과정도 거칠었다는 얘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승리를 거둔 총선 직후인 지금은 이견을 말하기 어려운 시기지만, 조만간 앞선 상황들에서 쌓인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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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왼쪽)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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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한 지도부는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한 주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우 의원이 당선되면서) 많은 개딸(이재명 강성 지지층)들이 탈당을 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며 “이걸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 연임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친명 지도부는 모든 사안을 강경한 기조로 다루려고 할 것”이라며 “원외 강성 혁신회의(더민주혁신회의) 역시 원내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실제로 강성 친명계로 꼽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회의장 선거 결과로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우 의원의 의장 후보 당선이 ‘당심’과는 다른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2대 개혁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슬퍼할 시간에는 슬픔이 필요하고, 분노할 시간에는 분노가 필요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당대표 중심으로 더 똘똘 뭉쳐 정권 교체의 길을 더 넓히고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들께 부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결심, 탈당 등을 하지 마시고 정권교체의 길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에 맞설 적수가 없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이 대표에 맞서 당대표에 도전했던 박용진 의원도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연임에 대한 의중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당내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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