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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술잔만 댔다” 사고 후 17시간만에 나타난 김호중…‘이것’ 허점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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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입건’ 김호중, 사고 후 귀가않고 호텔행
장시간 지나면 ‘위드마크’ 적용 어려워
김씨 측 “음주한 사실 없어...운전 미숙”


매일경제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 [사진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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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로 경찰에 입건된 가수 김호중씨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사고 발생 17시간만에 경찰에 출석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된다. 김씨가 음주 측정을 회피하기 위해 경찰의 출석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은 것 아니냐란 의혹 때문이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저녁 6시35분께부터 김씨의 서울 강남구 소재 자택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택시와 추돌한 뒤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택시 기사의 신고가 접수됐고 사고 2시간 후 김씨의 옷을 입은 김씨의 매니저가 경찰에 허위 자수했다. 차량 소유주와 매니저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자 경찰은 김씨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는 응하지 않았다.

경찰이 김씨의 자택을 찾았을 때 김씨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시각 김씨는 귀가하지 않고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호텔에 투숙하며 경찰의 연락을 피하고 있었다. 이후 김씨는 사고 발생 17시간만인 지난 10일 오후 4시40분쯤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사고 이후 장시간이 지난 만큼 김씨의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뺑소니 사건 당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고급 유흥업소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잔은 입에 갖다 댔지만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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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이 운전 중이던 차량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당시 CCTV를 보면 쿵 소리와 함께 김호중 차량의 앞바퀴가 들렸다. [사진 출처 =MBC 뉴스 화면 캡처]


음주운전 혐의가 성립되려면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 등 ‘직접 증거’가 필요하다. 운전 직후 적발되지 않은 음주운전에는 ‘위드마크’ 공식이 적용된다. 마신 술의 농도,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이다.

통상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90분쯤 최고치에 이르고 이후 시간당 0.008~0.03%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간당 0.03%로 가장 빠르게 감소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만취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2% 운전자에 대해 음주 측정이 가능한 시간은 약 7시간에 불과하다.

지난 3월 단독 사고를 낸 뒤 포르쉐 차량을 버려둔 채 잠적한 20대 운전자 A씨가 20여 시간이 지난 뒤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숙취 운전을 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사고 후 미조치 혐의만 적용했다. 위드마크의 허점을 악용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렸을 뿐, 음주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면서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고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소속사 측 대검찰청 차장 출신의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씨는 또 정해진 공연 일정을 모두 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는 18∼19일 경남 창원과 6월 1∼2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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