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전 세계 휩쓴 넷플 드라마, 실존 인물 등장에 새 국면..."난 스토커가 아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YT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화제작 '베이비 레인디어'의 소름 끼치는 실화 속 실제 인물이 직접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베이비 레인디어'는 영국 런던의 한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주인공 도니가 차 한 잔 마실 돈도 없어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는 중년 여성 마사(제시카 거닝)에게 차 한 잔을 건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낯선 남성의 따뜻한 호의에 감격한 마사는 그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개드가 일하는 바를 찾았고, 하루에도 메일을 수백 통씩 보내는 등 도니의 일상생활을 어지럽힌다. 고통에 시달리던 도니는 역으로 마사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녀가 이미 스토킹으로 형사 처벌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베이비 레인디어'는 주인공 도니 역을 맡은 스코틀랜드 출신 코미디언 리차드 개드가 10년 전 직접 겪은 스토킹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로튼 토마토 점수 100%에 달하는 이 시리즈는 스트리밍 첫 2주 동안 인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전 세계 넷플릭스 랭킹 정상을 휩쓸었다.

특히, '미저리'의 뒤를 잇는 여성 스토커 캐릭터 마사의 존재감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고, 이야기가 실화인 만큼 '실제 마사'를 색출하려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넷플릭스와 개드는 '베이비 레인디어'를 제작하면서 최대한 실제 인물을 찾을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으나,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자 온라인상에서는 실제 마사를 찾기 위한 온라인 사냥이 시작됐다.

이에 개드가 직접 나서 "실제 인물이 누군지 추측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누리꾼들의 추적을 막을 수는 없었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여성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YT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마사로 유력하게 지목되던 스코틀랜드 여성 피오나 하비(58)가 직접 미디어에 등장하면서 상황은 새 국면을 맞았다. 하비는 지난 4일 데일리 레코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베이비 레인디어' 속 마사라고 밝히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건들 모두가 거짓"이라고 스토킹 혐의를 부인했다.

하비는 "저는 드라마에서처럼 감옥에 간 적 없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돈은 없지만 유능한 변호사이니 스스로를 직접 변호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하비는 영국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의 토크쇼에 출연해 해명을 거듭 이어 나갔다. 지난 9일 방송된 이 토크쇼에서 그는 개드와 겨우 대여섯 번 만났으며, 이메일도 몇 개 보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넷플릭스가 '베이비 레인디어' 공개 전 자신에게 언질도 주지 않아 정책을 위반했고,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에는 살해 협박과 장난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번복하거나, 목소리와 행동을 과장하는 모습을 보여 누리꾼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드라마 속 마사와 정말 흡사하다"는 이어졌고, 수많은 유튜버들이 이 인터뷰 속 하비의 언행과 말투를 분석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인터뷰로 하비를 향한 동정 여론이 생겨나기도 했다. 피어스 모건이 하비를 무려 1시간에 걸쳐 숨 막히게 압박하며 인터뷰한 것을 두고 "'베이비 레인디어'의 창작자인 개드조차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고 표현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영국 가디언도 해당 인터뷰에 대해 "모든 것이 지저분한 착취의 냄새를 풍겼다"고 평하며 "많은 언론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을 조회수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피어스 모건은 최근 다른 방송인이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해 하비와의 인터뷰를 반성한다고 밝히며 "넷플릭스는 하비에 대한 보살핌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하비를 옹호했다.

YT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하비는 영국의 유명 범죄 변호사 크리스 다우 KC의 도움을 받아 넷플릭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변호사는 미국 매체 데드라인에 "극 중 스토커 캐릭터가 스토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형을 살았다는 것 등을 포함해 몇 가지 설정 오류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실화'라고 선전한 넷플릭스에 대한 소송에서 하비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넷플릭스가 하비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히 조치하지 않았으며, 하비가 자신의 초상권 오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 영국의 공공정책 담당 수석 이사 벤자민 킹은 지난주 영국 의회에서 열린 위원회 청문회에서 "넷플릭스는 신원 보호를 위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 채널 [YTN LIVE] 보기 〉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 〉
소리 없이 보는 뉴스 [자막뉴스]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