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술 안 마셨는데 '대리 기사'로 귀가?" 규명해야 할 김호중 의혹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음주운전 의혹·조직적 은폐 공모 여부 등에 경찰 수사력 집중

압색으로 김호중 휴대전화 등 확보…추가 소환조사·압색 가능성

뉴스1

가수 김호중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받는 유명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다가 다시 차량을 몰고 나와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주운전 의혹이 더 짙어지고 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씨와 소속사 측은 음주운전이 아니라 단순한 '운전 미숙'이라고 주장하지만, 매니저가 차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꺼내 폐기한 사실이나 김 씨가 사고 직후 집이 아니라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간 점 등 석연치 않은 행적으로 인해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경찰은 전날(16일) 오후 3시간가량 김 씨와 그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의 자택 및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또 김 씨가 방문한 유흥주점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술자리에 동석했던 사람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

◇음주운전 여부= 김 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김 씨는) 저와 함께 있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들른 것"이라며 "당시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도 경찰 조사에서 "술잔에 입은 댔지만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흥주점을 나선 김 씨는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 타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왜 대리기사를 불렀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재차 "음주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니저 거짓 자수, 누가 지시했나= 김 씨는 귀가한 이후 또 다른 술집으로 가기 위해 다른 차를 몰고 나왔다가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이때 구호조치 없이 그대로 도주해 경찰은 김 씨에게 사고 후 미조치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사고 직후 약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김 씨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매니저 A 씨가 김 씨와 옷을 바꿔 입고 운전자인 척 경찰서에 자수했다.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1시 59분이었다.

하지만 차량 소유주가 김 씨라는 사실을 안 경찰이 추궁하자 결국 김 씨의 운전 사실이 드러나 범인도피 교사 혐의가 더해졌다. 다만 누가 A 씨에게 김 씨 대신 거짓으로 자백하도록 지시했는지는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경찰은 김 씨가 매니저에게 "대신 경찰에 출석해달라"며 허위 자수를 요청한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뒤늦게 이 대표가 "자신이 매니저에게 부탁한 것"이라며 "김호중의 소속사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그를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뉴스1

가수 김호중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에서 '10대 가수상'을 수상한 뒤 화려한 축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박 메모리 폐기…김호중은 알았을까= 김 씨의 사고 사실을 알게 된 소속사 측에서는 다른 매니저 B 씨를 현장에 보내 김 씨를 경기도 구리의 한 호텔로 옮겼다. 매니저 C 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꺼내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의 해명은 오락가락했다. '원래 블랙박스 메모리가 없었다'는 입장은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제거했다'로 바뀌었다.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실제로 폐기한 것이 맞는다면 증거 인멸죄에 해당한다. 다만 소속사 해명대로 C 씨가 자체 판단을 한 것인지, 김 씨 또는 이 대표와 공모한 것인지 여부에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왜 경기도까지 갔나= 김 씨가 왜 사고 후 곧장 자택으로 가지 않고 약 11㎞나 떨어진 경기도 호텔까지 갔는지도 의문점이다. 경찰 조사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면 수사를 방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 씨는 경찰에게 수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받고도 사고가 발생한 지 17시간이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이 돼야 경찰서에 나타났다. 음주 측정을 했지만 음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국과수에 김 씨에 대한 마약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김 씨의 휴대전화 등 자료를 토대로 김 씨와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시도 여부를 집중 수사할 전망이다. 수사 상황에 따라 추가 소환조사나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