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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피의 능선 전투' 참전해 산산이 부서진 유해…故류홍석 일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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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오빠, 73년 만에 팔순 넘긴 여동생 품으로 돌아와

뉴스1

고(故) 류홍석 일병의 유해.(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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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호국영웅이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1년 강원도 양구군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고(故) 류홍석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1명으로 늘었다.

지난 2011년 6월 국군 장병들이 강원도 양구군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을 진행하던 중 오른쪽 넙다리뼈가 발견됐으며, 주변에서 위팔뼈와 종아리뼈 등이 발굴됐다.

같은 해 10월 1차 발굴지점 기준으로부터 약 22m 떨어진 곳에서 오른쪽 정강이뼈가 추가로 수습됐다.

두 차례에 걸쳐 발굴된 유해는 정밀감식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동일인의 유해로 확인됐다.

국유단은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카빈 소총탄과 전투화 밑창 등의 유품을 통해서도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라며 "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지난 2022년 3월 국유단 기동 탐문관은 고인의 여동생 류영순(85)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고인의 유해 유전자와 대조 분석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1931년 5월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서 3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전쟁 발발 후 고인은 1951년 3월 14일 입대해 국군 제5사단 36연대 소속으로 태기산 전투와 인제지구 전투 등 여러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강원도 양구로 이동해 피의 능선 전투에서 북한군에 맞서 싸우다 1951년 8월 27일 스물 둘의 나이로 전사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8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 국군 제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2차례의 공격작전을 통해 양구 월운리 일대 피의 능선을 공격, 북한군 12사단과 27사단을 격멸한 전투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충남 태안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여동생 류 씨는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혹시라도 오빠가 돌아올까 봐 살던 생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했다"라며 "애써주신 국방부와 국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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