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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국방과 무기

北김여정 "러와 무기거래? 억설…서울 허튼 궁리 못하게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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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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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러시아와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재차 부인하면서 최근 자신들이 공개한 방사포·미사일 등이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을 겨냥한 무기란 주장이다. 최근 잇달아 진행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수분야 공개활동을 두고 '무기 세일즈'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에 반박하는 한편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러 무기거래'는 확당한 억설



북한은 이날 중앙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여정 명의의 담화에서 "적대세력들이 우리가 생산하는 무기체계들이 '대러시아 수출용'이라는 낭설로 여론을 어지럽히고 있는 데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며 "착견과 허구로 엮어진 '조러(북·러) 무기거래설'은 가장 황당한 억설"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자신들이 최근 공개한 무기체계와 관련해 "최근에 우리가 개발 및 갱신한 무기체계들의 기술은 공개할 수 없는 것들이며 따라서 수출이라는 가능성 자체가 논의될 수 없다"며 "우리의 군사 기술력을 그 어디에도 수출 또는 공개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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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7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방북 중인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화성17형', '화성-18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에서 쇼이구 장관에게 설명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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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러시아와의 무기거래를 부인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무기개발은 자위력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정상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여정은 "국방분야의 다양한 활동들은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며 그 목적은 철두철미 우리 군의 전투력 강화를 위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명분·실리 모두 챙기려는 의도"



김여정은 자신들의 새로운 무기체계가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남 위협수위를 높였다. "우리가 공개한 방사포들과 미사일 등의 전술무기들은 오직 한가지 사명을 위하여 빚어진 것"이며 "그것은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쓰이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날 담화는 자신들의 전술무기가 대남용이라는 점을 강조해 윤석열 정부를 직접 압박하는 동시에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해묵은 질문을 던져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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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군수공장에서 중요무장장비 생산실태를 점검하는 모습.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이 자리에서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사일 연합부대에 새로 장비시키게 될 전술미사일무기체계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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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한 지난해 연말 김정은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모습"이라며 "자신들의 핵무력에기반한 억지력을 활용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제기한 무기거래 의혹에 대응하면서 우크라이나·중동에서 조성된 무기 판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또 김여정은 "현재 우리에게 있어 가장 급선무로 되는 것은 '광고'나 '수출'이 아니라 군대의 전쟁준비, 전쟁억제력을 더 완벽하게 질량적으로 다지며 적이 군사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적대 세력들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한 음험한 정치적 기도를 노골화하는데 정비례해 우리는 필요한 활동들을 더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핵작전' 포함 UFS에 "재앙적 후과"



한편 북한은 한·미가 첫 핵작전 시나리오 연습에 나서는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에 대해 반발하면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과 같은 도발 행위로 우리의 힘과 의지를 시험하려 든다면 그 재앙적인 후과에 대해 먼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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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6일 한반도 중부지역 상공에서 한미 공군이 5세대 전투기 간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이번 훈련엔 한국 공군의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대와 미 공군의 F-22 '랩터' 2대가 참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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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의 판별기준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UFS 연습이 "조성된 정세나 그 성격으로부터 이미 '핵공격 연습'으로 불리우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8월의 합동군사연습은 미국이 그토록 떠드는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는 타령이 한갖 기만적인 위선이라는 것을 그대로 실증해주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우리가 판별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별도의 군사논평원 명의의 글에서 미 공군 F-22 전투기 '랩터'가 전날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투 기동훈련을 벌인 것에도 반발했다. "힘의 대결을 추구하며 지역 국가들의 안전권을 부단히 침해하는 미국의 적대적 면모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산 증거"라고 주장하면서다.

전문가 사이에선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연습 빌미로 자신들의 추가 군사행동에 대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가 최신예 전략자산을 동원하는 합동군사연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한반도 긴장국면의 책임과 기원을 한·미에 전가하면서 자신들의 전쟁억지력 강화의 명분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이근평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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