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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오늘 못 넘긴다"던 특전사, 7개월 뒤 '1% 기적'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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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훈련 중 쓰러져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회복, 복귀에 성공한 육군 특전사 1공수여단 최 중사와 그에게 힘을 실어 준 군 동료들.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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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훈련 중 쓰러진 육군 1공수 특전여단 부사관이 ‘생존 확률이 1%도 안 된다’ 등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병상에서 일어나 부대로 복귀했다.

자신을 1공수 특전여단 5대대 소속 최 모 중사 아버지라는 A씨는 16일 페이스북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자식을 살려 준 1공수 여단 특전대원들과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 등에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을 표한다며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보냈다.

자신도 35년간 군 복무를 한 뒤 원사로 전역했다는 A씨는 “아버지처럼 되겠다며 특전사에 입대해 1공수여단 5대대에서 중사로 군 생활을 하던 둘째 아들이 지난해(2023년) 8월 말 ‘야간 훈련 중 쓰러졌다’는 대대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급히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담당 군의관으로부터 응급조치는 했으나 가망이 없다는 말과 함께 아들이 인근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며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아이가 자가호흡과 의식이 없고 뇌도 망가지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오늘을 못 넘길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의료진으로부터 ‘생존확률이 1%도 안 된다’ ‘살아도 뇌사나 식물인간’ ‘연명치료 중단을 고려하시라’는 등 비관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때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남소윤 소령이 ‘아직 젊고 군인정신이 있기에 포기하기 이르니 희망을 가지고 좀 더 치료해달라’며 의료진을 설득, 신장투석기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조치가 이뤄졌다”고 했다.

A씨는 “의무사령부 위탁환자 관리팀 서영서 대위,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 조진숙 소령이 알아듣기 힘든 의료용어를 쉽게 설명해 줘 아이 상태가 어떤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아울러 “아들이 사경을 헤매고 힘든 병원생활을 할 때 전임 여단장, 현 여단장, 여단 주임원사, 5대대장과 주임원사, 5대대 대대원들이 늘 같이 해주셨고 한마음으로 쾌유를 빌어주셨다”며 “그들의 정성 덕분에 저희 아이는 서울대 의료진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생환 확률 1%를 뚫고 기적적으로 살아나 7개월 만에 퇴원, 부대원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복직 신고까지 했다”고 알렸다.

이어 A씨는 “저도 35년간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역했지만 쉽게 보지 못한 모습들로 저희 아이가 1%도 안 된다는 기적을 일으켜 퇴원과 복직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 특수전사령부 1공수특전여단, 1여단 5대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를 본 의무 사령부 남소윤 소령은 “1%의 기적은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믿음, 부대의 관심 덕분이었다”며 “제가 군생활 중 받은 가장 명예로운 경례는 기적적으로 깨어난 최중사가 근육이 다 빠져 재활도 덜 된 상태임에도 힘겹게 저를 보자마자 해준 경례일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해야 할 이는 오히려 자신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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