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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내란'이라는 경고까지 나오는데… 與 당선자들은 당권주자 '눈도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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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사 내란 치달을 것" 경고
보수혁신 세미나 현역 의원들 '무관심'
나경원 세미나엔 당선자 30여 명 몰려
한국일보

윤상현(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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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에서 혁신 동력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양상이다. 선거 직후부터 수도권 일부 당선자와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위기 의식을 동반한 당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지만, 영남권 당선자를 비롯해 주류에서 시큰둥한 반응만 이어지고 있어서다. 오히려 다수의 당선자들은 7월쯤으로 예상되는 당권 향배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엔 윤 의원 외 현역 의원이나 당선자가 한 사람도 참여하지 않았다. 총선 패배 이후 윤 의원이 '보수혁신 대장정'이란 주제로 개최한 5번째 세미나지만, 점차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윤 의원은 이런 분위기를 '공동묘지의 평화'에 빗댔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은 너무나도 조용하다"며 "예견된 참패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조용하게 있었던 그 비겁함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친윤석열(친윤)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차기 지도부 혁신론'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로 다음 지도부가 들어서면 혁신하겠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혁신의 동력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외 인사들의 위기 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수도권 3040 낙선자가 중심이 된 소장파 모임 '첫목회'는 전날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며 자성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민심이 반영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및 집단지도체제 변경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다음 선거까지 수도권에서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모인 것"이라며 "우리가 정치를 하기 위해선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당선자들 관심은 당내 권력 지형에만 쏠려 있다. 윤 의원 세미나와 같은 시간에 열린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자의 저출산 및 연금개혁 관련 세미나에는 30여 명의 당선자들이 몰렸다. 이를 두고 당의 한 관계자는 "유력 당권주자인 나 당선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모인 것 아니겠느냐"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尹, 갈수록 식물정권화… 유사 내란 치달을 것"


이날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국 상황을 '내란'에 비유하며, 윤석열 정부의 위기를 지적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총선 이전에도 소수 약체 정부였는데, 객관적 위상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없었다"며 "총선 참패로 두 정치 세력이 통치권을 두고 싸우는 본격적인 이중권력 시대가 개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 더 식물정권화할 것이고, 초거대 야당은 폭주가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잔여 임기 3년은 유사(類似) 내란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선거가 끝나고 이런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연속 기획 토론회가 또 있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3번의 총선에서 보수가 참패한 것은 보수의 정체성과 국정운영 플랫폼의 부실 탓"이라며 "강령과 당명 개정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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