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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경실련 “LH·SH·GH, 수도권 임대주택 84% 비싸게 매입해 세금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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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매입주택, 시세보다 2억 비싸”

LH “단순 가격 비교는 부적절”

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택공기업 3사가 임대주택을 비싸게 매입해 세금을 낭비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1∼2023년 3년간 주택공기업 3사의 매입임대주택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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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2021∼2023 SH·GH·LH 매입임대 현황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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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에 따르면 3사는 지난 3년간 서울·경기 지역 주택 매입에 총 9조2965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7조7802억원(84%)은 사전에 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주택을 사들이는 ‘약정매입’ 주택에 쓰였다. 건설이 완료된 주택을 매입하는 ‘기축매입’ 방식은 1조5163억원(16%)을 차지했다.

경실련은 이 같은 약정매입 주택에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 건축비 거품 등이 반영되면서 과도한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올해 3∼4월 서울 화곡동 다세대 주택의 경매낙찰가와 지난해 LH·SH에서 약정매입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용면적 59㎡ 기준 화곡동 다세대 주택의 경매낙찰가는 3억2000만원인 데 비해 LH 약정매입주택은 5억, SH 약정매입주택은 5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약정매입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실제 주택 시세보다 약 2억가량 비싼 셈“이라며 “SH 기축매입의 경우 3억7000만원으로 경매가와 5000만원 정도 차이를 보여 그나마 기축매입이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매입됐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주택공기업 3사의 매입임대주택 공실 발생으로 인한 세금낭비는 LH가 1조621억원, SH 1181억, GH 570억으로 총 1조23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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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매입 주택과 기축매입·경매낙찰 주택의 가격 비교. 경실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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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주택공기업의 공실수와 공실률은 2018년 2199호(2%), 2019년 3078호(2.2%), 2020년 6248호(3.9%), 2021년 4959호(2.7%), 2022년 5597호(2.9%), 2023년 5555호(2.7%)다.

경실련은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이는 금액은 모두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어 거액의 세금이 투여되는 사업인 만큼 매입금액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매입금액의 산정 기준을 사전에 공론화하고 매입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H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매입가격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있다”며 경실련 측 주장에 반박했다.

LH는 “전문기관에서 감정평가 법령에 따라 주택가격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각 기관이 매입한 주택 여건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달라질 수 있어 기관 간 단순 평균 매입가격 비교는 적정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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