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2 (수)

푸틴이 중국에 간 이유…미·유럽 제재 ‘틈새’ 중·러 무역 2년새 63% ↑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함께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5기 출범 9일 만에 중국부터 찾은 배경에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커진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뒤 2년 새 무역액이 60% 이상 증가할 정도로 경제 협력에 속도를 냈다. 미국·독일·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생긴 러시아의 경제적 공백을 중국이 메운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대러 수출품 중 상당 부분이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는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러 간 무역액은 전쟁 전인 2021년 1468억달러(19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401억달러(322조9000억원)로, 2년 새 63.5% 증가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 자료를 보면, 특히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러 수출은 전년보다 46.9% 증가했고, 수입은 12.7% 증가했다. 중국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제품과 공업장비, 특수설비 등을 수출하고,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구리, 목재 등 원자재와 해산물 등을 주로 수입했다. 중국이 러시아에 생활필수품과 공산품 등을 수출하고,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구조이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국 간 에너지 교역 증가도 눈에 띈다. 지난해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전년보다 24% 증가한 1700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에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중국은 2019년 완공한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를 확장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러시아는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며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2030년까지 양국 경제 협력의 주요 영역 발전 계획을 승인한 것이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인도에도 원유를 판매하는 등 서방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들과 교역을 늘려왔지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들이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이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전쟁 첫해인 2022년 -1.2%로 역성장했으나 지난해 3.6% 성장으로 반등했는데, 배경에는 러시아 내부 군수 물자 생산 확대 등과 함께 중국과의 무역 확대가 있다.



미국은 중-러 무역 확대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이를 막으려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은 전자제품에 들어 있는 반도체 칩이나 항공기 부품, 공작기계 등이 군사 용도로 전환될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이라며 러시아에 수출하지 말 것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해 “이들(중국의 부품들)은 더 많은 탄약과 탱크, 장갑차, 미사일을 만들기 위한 러시아의 노력을 돕는 데 쓰였다”며 “이런 거래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에) 취할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무역 거래를 지원하는 중국 은행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하는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영향 탓에, 올해 3~4월 중국의 대러 수출은 연초 급증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