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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누가 왕이 될 상인가..‘삼식이삼촌’ VS ‘더에이트쇼’ OTT 빅매치[MK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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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삼식이삼촌’ VS ‘더에이트쇼’ 빅매치. 사진 I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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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수장 한재림 감독과 주연 배우였던 송강호가 맞붙었다. 각각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와 디즈니 플러스 ‘삼식이 삼촌’를 통해서다. 뻔한듯 새롭게, 반대로 신선한듯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 ‘웰 메이드’는 어떤 작품이 될까.

먼저 지난 15일 공개된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은 시대극이다. (총 16부작 가운데 5회까지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선공개됐다.)

작품은 ‘국민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시리즈다. 이야기의 시발점은 김산 변요한이요, 사실상 끌고 가는 건 삼식이 삼촌 송강호다. 김산은 정치권 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인상 깊은 연설을 펼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지만 삼식이 삼촌이가로 막는다. 한 발 떨어져 모든 걸 조종하고 또 계획하는 삼식이 삼촌은 마치 ‘카지노’의 최민식을 연상시킨다.

삼식이 삼촌은 자신과 같은 미래를 꿈꾸는 김산을 설득하기 위해, 쌀과 과자, 굴비 등 각종 물량 공세로 접근하며 원대한 계획을 시작, 김산의 친구이자 번번이 진급에 실패하는 육군 대위 정한민(서현우)의 욕망을 이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고난 전략가의 모습을 보인다. 그가 꿈꾸는 계획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혼란한 사회에 좌절하던 김산은 삼식이 삼촌의 치밀한 회유 작전에 못 이겨 결국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되고, 삼식이 삼촌의 원대한 계획 아래 어떤 야망을 펼치게 될지 흥미롭다.

긴 호흡의 시작은 차분하고도 여유롭고, 차근차근 쌓여가는 서사의 힘은 묵직하다. 경쾌하거나 위트 섞인 구간도 딱히 없다. 여러모로 초반부 진입장벽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몰임감이 살아있다. 이를 가능케 한 일등공신은 단연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입체적 캐릭터를 선보이는 명품 배우들이다. 곳곳에서 ‘웰메이드’를 향한 우직한 뚝심이 느껴진다.

1960년대 초, 본격적인 경제 개발이 시작되기 직전의 복잡한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시점, 촘촘한 서사와 낯석 속도에 시청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그것이 양날의 검이다. 그럼에도 송강호의 새 얼굴, 연기를 실컷 볼 수 있다는 건 매우 반갑다.

5회까지 쌓아온 빌드업을 어떻게 속도감 있게 풀어낼지 관건이다. 협력하고 또 배신하며 얽히게 설키는 인물들 간 드라마가 얼마나 완성도 있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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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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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편의 기대작은 ‘더 에이트 쇼’다. 오는 17일 공개를 앞두고, 마찬가지로 5화까지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선공개됐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작품은 ‘관상’ ‘더 킹’ ‘비상선언’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 물이다.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블랙 코미디를 가미한 희비극으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여러 이해관계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군상의 이야기다.

오프닝을 담당한 류준열은 사실상 전체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다. 그가 연기한 ‘배진수’는 가난한 동네에서 탈출하려다 사채 빚에 허덕이게 된 그는 노답 노예 인생이 지겨워 양화대교에서 뛰어 내리려던 중 의문의 메시지에 혹해 비밀스런 공간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얄미운 찡찡이(야무진 기회주의자), 돌아이, 다혈질 깡패, 브레인, 갑갑한 평화주의자 등 강렬한 7명의 동거인을 만난다.

이들이 입장 전 랜덤으로 뽑은 의문의 카드는 입주자들이 머무는 각 층수가 되고, 이는 곧 계급이 된다. 1층은 흙수저요 8층은 금수저다. 층마다 방 크기, 시급 등 모든 게 다르다. 정체 모를 고용자들이 이들의 생존을 지켜보며 ‘재미’를 느끼면 ‘시간’은 늘어나고 상금(급여)이 쌓인다. 다만, 한 명이라도 사망하거나 퇴장할 시 쇼는 즉시 중단된다.

공동체를 이뤘지만 자연스레 계급은 나뉘고 불균형은 심해진다. 갈등은 쌓이고 게임은 점점 더 잔혹해진다. 폭력적인 장면도 적지 않다.

전반부는 캐릭터 소개와 룰을 알아가는데 할애한다. 현대 인간 사회 축소판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섬세한 묘사와 상징과 함의, 풍자를 겻들인 블랙 코미디, 감각적인 미장센, 연극을 보는 듯한 연출과 극적인 음악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구간들을 잘 넘긴다. 특히 ‘장기자랑’ 시퀀스는 소소한듯 강렬한 작품의 킬링 포인트.

일단 룰만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사실 나머진 쉽다. 메가폰의 실질적 메시지가 이미 1·2화에 각종 대사와 미장센, 쇼의 룰 등으로 충분히 전달된다.

본격적으로 계급이 나뉘고, 편이 갈리고, 게임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작품의 색깔은 변한다. 예상대로 빌런의 활약으로 평화는 깨지고 누군가는 흑화된다. 독특한 문법은 익숙한 화법으로 바뀐다. 그 과정에서 메시지는 여러 장치를 통해 또 다시 반복된다. (배진수를 제외한) 평면적 캐릭터들은 주어진 미션을 기계처럼 수행한다.

진입 장벽은 낮다. 다채로운 볼거리로 풍성하다. ‘제2의 오징어 게임’으로 불릴 만큼 (물론 전혀 다른 작품이지만) 8명의 캐릭터, 화려한 쇼 미장센에 ‘혹’하기 쉽다. 다만 막상 회가 거듭될수록 여러모로 호불호는 나뉠 것 같다. 다양한 요소가 접목된 만큼 어떤 것을 기대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것 같다.

신박한듯 평범했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는 어떤 비장의 무기를, 어떤 기막힌 반전이나 시원한 한방을 선보일지 의문이다. 방대한 양의 원작을 압축한 만큼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도 충분히 납득하고 즐길 만한 스토리텔링과 무수히 봐온 비슷한 장르와의 차별성도 겸비했을 지, 작품 외적인 불편한 잡음을 씻어낼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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