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화된 근로자 구제 절차 간소화" 기대
6월 미조직근로자지원과 출범...노동약자 소통 창국 구축
플랫폼종사자 표준계약서 확산·노임단가 보완 '핀셋 해결'
공제회 설치 등 재정지원 담은 '노동약자보호법' 제정에 속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에서 언급된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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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당국이 노동법원 설치를 위해 법무부, 법원행정처 등 사법부와 협의에 착수한다. 노동약자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고용부 내 미조직근로자 지원 담당부서를 신설해 노동약자들이 참여·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에서 언급된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노동법원 설치와 관련 “대통령이 노동법원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임금체불 소송이 민·형사로 나뉘어져 상당기간 소요됨에 따라 한시가 급한 노동약자들에게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며 “사법시스템의 큰 변화가 수반돼 심도있는 준비가 필요한 만큼, 임기 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물론 법원 등 사법부와 협의도 조속히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과 노동위원회로 이원화된 근로자 구제 절차 간소화, 강제집행력 등의 제도 변화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도 이제 노동법원 설치가 필요한 단계가 됐다”며 “노동 형법에 위반해서 어떤 민사상의 피해를 입었을 때 원트랙으로 같이 다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 중앙노동위원회 → 법원 3심제’ 등 사실상 5심제 구조를 탈피해 ‘원트랙’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선진국에는 노동법원이 있다. 독일의 경우 노동분쟁 해결 절차로 1심 지방노동법원 → 2심 주노동법원 → 3심 연방노동법원 절차를 밟는다. 프랑스는 1심은 노동법원에서, 2심과 3심은 일반법원에서 다룬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고용부 소속인 노동위원회의 심판 기능을 노동법원으로 조정할지 검토해야 한다. 직업 법관 1명과 사용자·근로자 쪽 명예법관이 재판에 참여하는 독일식 노동법원을 도입하려면 개헌까지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이 장관은 ‘미조직근로자 지원 체계 정비’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오는 6월 10일 고용부 내 미조직근로자지원과를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그는 “근로자이음센터를 운영하는 등 노동약자들이 참여·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구축하겠다”면서 “대·중소, 원·하청 간 상생과 연대를 바탕으로 영세 협력업체의 근로복지, 안전관리 역량 격차 축소 등 일하는 여건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종사자, 프리랜서 등이 일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고 부당한 일을 겪지 않도록 표준계약서를 개발·확산시키고 시중노임단가를 보완하고 마련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핀셋으로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미조직 근로자들이 질병, 상해, 실업을 겪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도 서두른다. 이 장관은 “법안에는 공제회 설치 지원, 권익증진을 위한 재정지원 사업의 법적근거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체불 근절에 대해서도 다시금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근로자들이 임금체불을 쉽게 신고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익명 제보를 기반으로 하는 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익명신고를 토대로 한 기획감독으로 총 101억원의 체불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상습·악의적 임금 체불 사업주는 재산파악과 함께 구속 등 강제수사, 정식재판 청구 등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 등 제도개선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토론회에서 제기된 사업장 쪼개기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사업장 쪼개기같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감독의 효과성을 높이고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대한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그는 “일자리 매칭 등 고용서비스 지원에 더해 기술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다양한 직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직업역량 향상을 지원하겠다”며 “중장년은 퇴직 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이·전직 훈련지원을 미리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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