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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친절한 경제] 중국산 너무 싸다 보니…"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과잉" 관세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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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미국이 중국 제품들에 높은 관세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최근 두 나라 무역 갈등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됐죠. 우리에게도 앞으로 좀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 결정에 관련된 뉴스들을 다른 데서도 여기저기서 보고 계실 테니까 오늘(16일)은 미국의 중국 제품에 대한 이번 고율 관세 결정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말씀드리기 위해서 네덜란드의 한 가정집 정원부터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 집 주변에 울타리를 쳤는데, 별로 예쁘지는 않죠.

중국산 태양광 패널로 가정집 울타리를 만든 겁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달에 실었던 사진인데요.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올리지 않고, 저렇게 울타리로 만들면 당연히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저렴하다는 겁니다.

발전량 기준으로 와트당 우리 돈 140원 정도밖에 안 됩니다.

10여 년 전의 10분의 1 밖에 안 되는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 있습니다.

전문가 불러서 지붕에 설치하는 건 비싸니까 그냥 내가 중국산 패널을 사다가 울타리를 만들면 보통 울타리보다도 싸고 태양광 에너지도 약간은 얻는다는 거죠.

이렇게 압도적으로 싸니까, 경쟁이 안 됩니다.

올해 중국이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은 전 세계 수요의 3배 정도 될 걸로 국제 에너지기구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쓰는 태양광 패널의 97%가 중국산입니다.

유럽 업체들 이미 포기했거나, 망했거나 망하기 직전이라고 아우성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잇따라 태양광 사업에 착수했다가 줄줄이 철수한 바 있습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우리나라 태양전지와 패널 수출의 98.5%가 미국으로 간다. 보호무역으로 중국산 제품을 막고 있는 미국시장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 후에 우리 태양광 사업의 대표주자인 한화큐셀마저 지난 연말에 결국 우리나라 공장 문을 닫고,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지난달에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의 과잉생산은 세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언급한 중국의 이른바 과잉 수출 상황이고요.

미국은 여기에 더 강력한 보호무역으로 맞서겠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관세 조치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거점을 많이 옮겼잖아요.

<기자>

미국은 이번 관세 정책에 앞서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에 보조금을 주거나 세금을 깎아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이어도 미국으로 와야 준다, 중국과의 생산 연결고리를 끊으면 준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잇따라 옮겨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중국산 제품에는 관세를 더 더하기로 한 겁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살펴본 태양광 중국산 태양 전지에 붙던 기존 관세 25%를 50%로 올립니다.

미국은 그동안에도 중국산을 막아왔기 때문에 중국 수출량의 0.1%만 미국으로 간다는 게 로이터의 계산입니다.

하지만 무역 장벽을 더 두텁게 세워서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이 유럽이나 우리나라처럼 타격받기 전에 자른다는 겁니다.

한국 기업도 미국에 오면 그 우산 아래 있게 해준다면서요.

오늘은 중국의 저가 공세가 압도적인 시장 독점으로 이어진 모습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 태양광 중심으로 말씀드렸지만요.

전기차, 반도체 모두 비슷한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번에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품목들 태양 전지,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부품, 반도체 또 여기 들어가는 광물들 모두 기술 제조업 품목들입니다.

우리의 핵심 수출 품목들이기도 합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어제 낸 보고서에서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중국 제품들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이 득을 본 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테면 중국산 반도체나 배터리 대신 한국산 수입이 늘었다는 거죠.

실제로 대미 수출이 최근에 대중 수출을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미국 보호무역의 득을 보려면 점점 더 우리 생산거점이 우리 일자리가 미국으로 옮겨가야 하는 부분이 커지고 있기도 하고요.

한국의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는 건 각오해야 합니다.

중국을 배제하기 힘든 원료나 부품 조달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더욱 커집니다.

이번 미중 무역갈등 2라운드 지금으로서는 우리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 한 마디로 말할 수 없고 계속 줄타기하면서 최대한 우리에게 이로운 환경을 모색해 가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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