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야오 구글 부사장이 동영상 검색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AI가 내놓은 검색 결과에는 제조사, 모델명과 함께 관련 정보, 링크가 표시됐다. 구글 유튜브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무슨 일이야
이날 I/O 키노트(기조연설)가 한창 진행 중이던 쇼어라인 앰피시어터 무대에 로즈 야오 구글 제품 부사장이 고장 난 턴테이블을 들고 등장했다. 야오 부사장은 곤란한 듯 “이걸 어떻게, 무엇부터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며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구글 검색창 오른쪽 끝에 있는 ‘동영상 검색버튼’을 누른 그는 턴테이블의 상태를 영상으로 찍으며 “왜 작동되지 않을까?”라고 말로 물었다. 그러자 영상을 인식한 AI는 해당 제품 제조사, 모델명을 자동으로 파악해 고장 점검 매뉴얼을 화면에 띄웠다.
구글은 이 AI 검색 서비스에 ‘AI 개요’(AI overview)라는 이름을 붙였다. 생성 AI가 이용자들이 텍스트 뿐 아니라 사진, 동영상 등으로 한 질문에 맞춤형 답변을 해주는 기능이다. 특정 정보 하나를 찾기 위해 검색창에 검색어를 계속 바꿔 입력하고, 소위 ‘낚시’ 게시글을 피해다니며 양질의 후기를 찾아야 했던 이전과 달리 검색 결과에 AI를 도입해 필요한 내용만 딱 제공하는 것이다.
‘AI 개요’는 지난해 I/O에서 구글이 선보인 검색 엔진에 생성 AI를 결합한 ‘검색 생성 경험’(SGE)을 더 고도화시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기능이다. 구글은 이번주 미국을 시작으로 수개월 안에 더 많은 언어권에 이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
구글 검색, 어떻게 달라져
질문을 입력하고 검색 결과를 출력하는 전 과정에 구글의 AI모델인 제미나이를 본격 탑재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은 특히 ‘시간 절약’을 강조하고 있다. 제각각 출처에서 정보를 따로 얻지 말고, ‘AI 개요’를 통해 한번에 결과를 얻으라는 것이다. 구글 측은 “제미나이가 검색에 드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legwork out)”고 표현했다.
리즈 리드 구글 검색 부사장은 “열 개 이상 질문을 단 한번에 검색할 수 있다. 가장 복잡한 질문을 구글 검색에 물어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에서 가장 좋은 요가 또는 필라테스 학원을 찾아줘. 그 곳은 어떤 곳인지, 또 집에서 도보로 얼마나 걸리는지, 제공되는 혜택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줘’와 같은 긴 문장의 검색도 AI가 맥락을 읽고 원하는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
이게 왜 중요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I/O 2024.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글은 전 세계 검색시장 90%를 차지한 ‘검색 왕국’이다. 하지만 검색엔진에 AI를 먼저 도입한 경쟁사가 인기를 끄는 사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지난 4월 90.91% 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포인트 하락했다. 오픈AI의 챗GPT를 적용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은 지난해 2%대에서 1년만에 3.64%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메타 역시 최근 인스타그램 검색에서 이용할 수 있는 ‘메타 AI’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오픈 AI도 현재 AI 기반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검색 시장 선점은 구글에겐 ‘자존심’이자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구글의 가장 큰 투자 및 혁신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한 제품인 구글 검색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더 알면 좋은것
올해 결론이 날 사법리스크도 구글의 우려 요소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어겼다며 2020년 10월 제소했다. 이달 초 최후변론을 마쳤고 하반기 중에는 판결이 나올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결과에 따라 구글이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구글로서는 사업 경쟁력은 물론 외부 요인을 감안해서라도 자체 경쟁력으로 1위 사업자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마운틴뷰=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