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1 (월)

"유니클로 왜 가?" 편의점 신상 옷 뜨자 일본 Z세대 '우르르'[dot보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패밀리마트 의류사업 전문업체 위협, 양말만 1900만켤레 팔려…
의류 1위 유니클로보다 유통망 촘촘, 업계 "어패럴이 블루오션"

[편집자주] '점(dot)'처럼 작더라도 의미 있는 나라 밖 소식에 '돋보기'를 대봅니다

머니투데이

2023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편의점 패밀리마트의 패션쇼 /사진=엑스(옛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 거주 중인 한 남성 회사원(28)은 2년 전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여분의 옷이 필요했었다. 당시 유니클로 등 옷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편의점을 찾았는데, 그때부터 편의점 옷을 즐겨 입고 있다. 그는 편의점은 24시간 내내 옷을 살 수 있어 편리하다며 현재 패밀리마트의 양말, 바지, 티셔츠를 주로 사 입는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편의점에서 비트코인 쿠폰이 든 도시락을 판매하고, 골드바를 파는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요즘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는 '옷'이 언론에 크게 소개될 만큼 주목받는다.

편의점 특유의 거대 유통망과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유니클로 등 의류 전문 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엑스(옛 트위터) 소셜미디어(SNS), 현지 언론 및 업계 반응을 종합해 보면 "편의점 커피처럼 '편의점 의류'가 유행하는 시대가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니투데이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 홈페이지에 소개된 자체 의류 상품 /사진=패밀리마트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일본 의류업계는 여전히 '유니클로'가 장악하고 있지만, 소매업 최대 매장 수를 가진 편의점에서 평상복을 사는 광경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 패션 매체들은 "예전에는 누가 편의점 옷을 입느냐고 구박했지만, 최근에는 (편의점 의류) 신상이 나오자마자 동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출시한 신상 의류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일본 편의점 업계 2위인 패밀리마트는 지난 2021년 3월 자체 의류 브랜드를 출시해 편의점 의류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업계 3위인 로손은 생활 잡화브랜드 무인양품의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은 오는 6월부터 일본 의류제조 3위인 아타스토리아 제품을 판매하며 후발주자로 나설 계획이다.


일본 Z세대 사로잡은 패밀리마트…"편의점 어패럴은 블루오션"

머니투데이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가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미치와 협업해 출시한 양말 '라인삭스' /사진=엑스(옛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패밀리마트는 섬유 사업에 강한 모기업 이토추상사의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공급망을 이용해 편의점 의류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패션브랜드 '파세타즘'을 이끄는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미치와 협업해 양말, 손수건, 티셔츠, 조거팬츠 등 약 100개의 자체 의류 상품을 출시하고 지난해 11월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올해는 계절별 신상도 출시해 소비자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패밀리마트 옷으로 코디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패밀리마트 의류 분야의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의류 매출은 2020년 대비 4배가량 증가했고, 올해 매출 목표도 전년 대비 30% 이상으로 잡았다. 오치아이가 패밀리마트 간판 색인 파란색과 초록색을 넣어 디자인한 양말 '라인삭스'는 지난달말 누적기준 1900만 켤레 팔렸다.

머니투데이

한 유튜버가 올린 패밀리마트 의류에 대한 소개 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닛케이는 "패밀리마트 의류는 저가를 앞세운 H&M 등의 제품보다 비싼데도 인기가 많다. 이는 일본 Z세대(1997~2000년대 출생자)가 선호하는 '타임 퍼포먼스(시간 대비 효율) 소비' 수요에 적합하기 때문"이라며 "전국 곳곳에 매장이 있고, 24시간 영업을 원칙으로 내세워 일본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성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패밀리마트는 지난달 말 기준 일본 전역 1만6300여개의 매장에서 자체 의류 상품을 팔고 있다. 일본 의류업계 점유율 1위인 유니클로(일본 내 800여 개)보다 20배가량 많다.

소매업 전문 프런티어 매니지먼트의 야마테 타케토 매니징 디렉터는 "편의점 업계에서 '어패럴(의료제조업)'은 마지막 블루오션이다. 의류도 편의점의 '승리 패턴'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편의점 의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