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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황우여-추경호 與투톱, '친명' 국회의장 업은 巨野 공세 맞설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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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05.14.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국회 과반 의석을 훌쩍 넘는 거대 야당이 주도하는 '특검 정국'을 '황우여·추경호' 투톱으로 짜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친명(친 이재명) 지도부로 짜여진 상황에서 민주당 몫의 국회의장도 강성 친명계의 차지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임시 지도부 체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야당과의 '전면전'보다는 안정적인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룰' 개정,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 대응을 위한 '표 단속' 등 '수성전'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당내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대야 공세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떠한 전략을 구사할지 관심을 끈다.

14일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각 의원실에 이달 23~28일 당 소속 의원의 해외 출장 일정을 확인해 줄 것을 공지했다. 통상 국무회의가 매주 화요일 열리는 만큼 이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민주당이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국회법에 따라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현재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된다. 특검법에 찬성하는 범야권 의원 숫자는 약 180명, 국민의힘에서 17명이 추가로 찬성표를 던지면 채상병 특검법은 법으로 최종 확정된다. 이탈표가 17표나 나오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2대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거나 본회의에 불참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당분간 이탈표 최소화를 위한 내부 결속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안철수, 김웅 등 일부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채 상병 특검법의 재의결 부결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출신 이상민 의원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소신 투표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입장에선 최근 강성 친명계 지도부를 구축한 민주당의 공세도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은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운영수석부대표와 정책수석부대표에 임명된 박성준·김용민 의원도 강성 친명계다. 이들은 연일 윤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채상병 특검법 수용, 검찰 인사 문제 등을 지적하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21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막아내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특정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이 발생했을 때 재의결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국민의힘 새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8석에 불과해 8표만 이탈하면 야권이 원하는 대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자리를 강성 친명 인사가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새 지도부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현재 민주당에선 6선의 추미애 당선인과 5선의 우원식 의원이 경쟁 중인데, 두 인사 모두 친명계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강경파로 분류되는 추 당선인이 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의장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 당선인의 경우 일찌감치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돼야 하는데 여야 이견으로 안건 상정이 어려울 경우 국회의장이 가진 안건 직권 상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추 당선인이 아니라 우 의원이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추 당선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국회가 할 일을 하면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된다"며 "국회 다수당이 제안하는 법이 효능감 있게 통과돼서 실제 국민의 피부에 닿는 정책으로 펼쳐질 수 있게 한다면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7월쯤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당내 결속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전당대회 룰 개정, 후보자 등록 등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당내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비윤 후보들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경우 당내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 세력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당내 비윤 세력들이 '특검 정국'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선 매번 '표 계산'을 하며 민주당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역공세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건희, 김혜경, 김정숙 여사 동시 특검을 주장한 김민전 국민의힘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되려 민주당의 온건파까지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악수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당내 분위기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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