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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 (일)

"잊혀지고파, 나처럼 살지마"… 일타강사 삽자루 사망에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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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일타 강사'로 이름을 날린 삽자루 우형철(59)씨가 별세하자, 온라인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우형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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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일타 강사'로 이름을 날린 삽자루 우형철(59)씨가 별세하자, 온라인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전 6시 기준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사이버 조문관'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800여개 올라왔다.

작성자 대부분 자신을 '온라인 제자', '인강(인터넷 강의) 제자' 등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앞장서 불의와 싸우실 때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 "선생님 감사했다. 하늘에서는 평안하시길 바란다", "선생님 덕분에 웃기도, 울기도 많이 했다. 보고 싶다"며 고인을 기렸다.

국내 수험생 최대 커뮤니티인 수만휘 등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고인의 생전 강의 내용이 업로드된 영상에는 그의 선행을 전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 강의 배포하신 거 다 기억한다", "형편 어려운 애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교재 주고 편지 써준 미담은 유명하다"고 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인 우씨는 1995년 남강학원을 설립하며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4년 비타에듀에 출강해 명성을 얻었고, 2007년 자신의 예명 삽자루를 딴 SJR기획을 설립했다. 삽자루는 그가 과거 숙제를 안 해오고 답안지를 베껴오는 수강생에게 삽자루를 휘두른다고 해서 붙은 예명이다.

그는 이투스교육(이투스), EBS 등을 거치며 2010년대 전후 일타 수학강사로 자리매김했다. 걸걸한 입담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법으로 '수포자(수학포기자)의 구세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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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사이버 조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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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는 2017년 자신이 소속된 입시업체 이투스교육이 "댓글 알바를 고용해 경쟁학원이나 강사를 깎아내리는 글을 작성하고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마케팅을 한다"고 폭로했다.

우씨의 폭로로 2021년 대법원은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형중 이투스 대표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투스 온라인사업본부장 정모씨도 1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고인은 폭로 이후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수십억원의 빚을 졌고, 2020년 3월엔 뇌출혈로 쓰러져 최근까지 거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고인의 아내는 2021년 1월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걱정하는 분들에게 소식을 전하고도 싶지만 이제는 잊히고 싶다는 게 삽자루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당시 고인은 "나를 잊고 각자의 인생을 영리하고 행복하게 살아라. 나처럼 살지 마"라고 당부했다.

우씨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신촌 장례식장 17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15일 밤 0시 예정이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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