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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신혜선, '그녀가 죽었다'로 보여줄 새 얼굴[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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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삶을 사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 役
"처음 보는 제 이미지 담겨…연기하는 게 참 재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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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혜선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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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신혜선하면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로맨스 속 러블리한 여주인공의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로코퀸'으로 불리던 신혜선이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MZ 스릴러'와 비호감 캐릭터를 장착한 채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신혜선은 오는 15일 스크린에 걸리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에서 구정태(변요한 분)가 관찰하는 인물이자 거짓 포스팅으로 SNS 인플루언서의 삶을 사는 한소라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더팩트>와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신혜선은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잘 담아내신 것 같아요. 시나리오에도 주인공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내레이션이 잘 쓰여 있었는데 실사화된 걸 보니까 이런 부분이 더 잘 살려졌더라고요"라며 "속도감과 이중적인 면 등이 잘 표현됐어요"라고 완성본을 본 소감을 전했다.

작품은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그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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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은 거짓 포스팅으로 SNS 인플루언서의 삶을 사는 한소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미시간벤처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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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한소라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는 게 목표인 관종(관심 종자)으로 초반에는 사치를 부리다가 이후 가식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대게 배우라면 자신이 맡은 역할에 이입하기 위해 나름대로 인물의 서사를 쌓으면서 그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한소라를 만난 신혜선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오직 대본에 잘 담겨 있는 인물의 이중적인 태도를 잘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감독님과 '소라가 동정받게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시나리오에 소라가 가증스럽게 표현돼 있었고 이를 극대화해서 표현하려고 했죠. 일상물이 아니고 극단적인 인물들이 나오니까 저도 더 극단적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저는 소라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어요. 소라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이 잘 쓰여 있어서 굳이 인물을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았죠."

특히 신혜선은 SNS를 하는 행위 자체보다 과도하게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는 한소라의 뒤틀린 욕망이 싫었다고. 그렇기에 캐릭터의 행동을 억지로 납득시키려고 애쓰지 않았고 오히려 관객들이 인물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을 가장 경계하면서 더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동안 선한 역할들을 주로 소화했던 신혜선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호감을 느끼게 했어야 됐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반대로 접근하니까 재밌더라고요. 또 저와 아예 핀트가 다른 사람을 연기하니까 참 재밌었어요"라며 "그동안 저의 연기를 많이 봤는데 이번에 처음 느껴보는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얻은 게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작품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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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은 "서로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또 그 에너지가 잘 공유됐어요"라고 변요한과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미시간벤처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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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의 한소라와 구정태는 악역보다 비정상과 비호감에 더 가까운 인물이다. 이렇게 작품은 이상한 인물들을 내세우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경쾌하게 진행하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색다른 스릴러를 선보인다. 이에 배우들은 연출 데뷔작부터 안전보다 과감함을 택한 김세휘 감독을 향해 "천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라고 감탄했어요. 제가 감독님을 판단할 수준은 아니지만 천재들이 갖고 있을 법한 미덕 중 하나가 자기 일을 순수하게 즐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현장을 잘 이끄는 걸 보면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의 흥행을 떠나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연출 방향성이 확실했어요. 현장에서 단 한 번도 의문이 들지 않았죠."

이어 '신혜선에게 배우란 직업이 천직인 것 같은지'라는 질문을 들은 그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천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성향과는 잘 맞는 것 같아요. 잘 빠졌다가 또 잘 빠져나오거든요. 단기 집중력이 높은 사람이죠"라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또한 신혜선은 '하루'(2017)에서 부부로 짧게 호흡을 맞춘 후 7년 만에 '그녀가 죽었다'로 재회한 변요한을 향해 두터운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너무 잘 맞았어요. 오빠가 완급조절을 잘 해요. 중반까지 작품을 잘 이끌어줘서 이후에 소라가 잘 보였던 것 같아요. 서로 대적하는 몸싸움도 있었는데요. 리허설부터 호흡이 잘 맞았어요. 서로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또 그 에너지가 잘 공유됐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신혜선은 변요한과 로맨틱 코미디로 재회하고 싶은 의지를 내비치며 "매번 오빠와 만나면 죽음과 연결되더라고요. 다음에는 죽지 않고 행복하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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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는 MZ 스릴러"라고 지금껏 본 적 없는 매력의 작품을 자신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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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은 지난해 '타겟'을 시작으로 '용감한 시민'에 이어 '그녀가 죽었다'까지 약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3편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여러 '인생캐'를 남기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을 거둔 것과 달리 아직 영화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신혜선은 "앞서 개봉한 영화들이 잘 안됐지만 저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어요"라고 말문을 열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제가 '철인왕후'를 끝내고 '그녀가 죽었다'부터 '용감한 시민'과 '타겟'까지 연달아 찍었어요. 물론 흥행이 중요한 일이지만 경험이 많이 고팠어요. 러블리한 캐릭터나 멜로 작품이 아닌 다른 결을 해보고 싶었어요. '타겟'에서는 피해자였고 '용감한 시민'에서는 액션을 소화했어요. 이렇게 도전해 보고 싶은 요소들이 있어서 흥행보다는 제 위주로 생각해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드라마와 영화를 나눈다기보다 전에 유한 캐릭터를 했다면 다음에는 강렬한 성격을 가진 인물을 해보고 싶은 것 같아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신혜선은 일찌감치 차기작도 확정 지었다. 새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작품은 동생의 실종과 오랜 연인과의 결별로 힘들어하는 아나운서와 그의 전 남자친구의 치유 로맨스물이다.

그는 "'열일'로 인한 이미지 소비도 걱정되지만 일하는 게 좋아요. 사실 일을 쉬면 할 게 없거든요. 일을 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다 끌어다 쓰는 것에 중독된 것 같아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작품과 관련된 것을 시작으로 배우로서의 행보도 전반적으로 훑은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를 'MZ 스릴러'라고 표현하며 "굉장히 스피디하고 간결해요. 군더더기 없는 신박한 스릴러죠"라고 자신했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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