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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박상우 국토장관, 전세사기특별법 '거부권 건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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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과시 주무장관이 입 닫고 있을 수 없다"
'선구제 후구상' 반대 입장 재확인
"피해자 구제에 청약기금 쓸 수 없어"
내주 임대차 2법 등 '전세대책' 발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관련해 '선(先) 주거안정, 후(後) 추가논의'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야당이 추진하는 '선구제 후구상' 골자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새로운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현행법으로 실현 가능한 피해주택의 공공임대주택 전환 등을 조속히 실행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추가 구제 방안은 경매 절차가 끝나고 피해액이 확정되면 '국민적 합의'를 거친 뒤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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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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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주거안정 '후' 추가지원논의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세사기 대책 관련 관련 차담회를 열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피해주택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 △피해자 전용 저리 대출 제공 △임대인 정보제공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당초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강화방안' 자료를 내고 정식 브리핑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관계기관 등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날 밤 급히 취소했다.

박 장관은 그 배경에 대해 "법이 관계된 문제라 여당과 업무 협의를 할 수 있는데, 여당은 100% 완벽하지 않은데 섣불리 (정부) 안을 내면 야당 안과 또 다른 섣부른 안이 나올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점을 수용해서 대안을 만들어내기보다는 현행법으로 실현 가능한 방법을 우선 추진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며 "법 개정에 따른 소모적 논쟁보다 현행법을 통해 빠른 절차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으로 우선 할 수 있는 지원은 피해주택의 공공임대 전환으로 꼽았다. 박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살던 집에서 내몰리지 않도록 LH 등 공공주택 사업자가 경매에 적극 참여해 피해주택을 낙찰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며 "임차인이 원하는 기간에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적 안정적으로 거주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높은 금리 여건과 맞물려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 전용 저리 대출 요건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전세사기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 만큼 임차인이 자기 방어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임대인 등의 정보 제공도 대폭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경매 절차가 끝나고 피해액이 확정되면 '국민적 합의'를 거친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피해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빨리 전환해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경매 실시 이후 권리 관계 및 손실이 확정되면 정확한 피해액을 산출할 수 있다"며 "활용 가능한 타당한 재원을 마련해서 적절한 보전 방안을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어 "확정 피해액을 갖고 어떤 재정으로 할 건지, 얼마만큼 보전할 건지 등 또 다른 사회적 합의를 거쳐 천천히 결정해도 결코 늦은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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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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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특별법 '거부권' 쓰나?

박상우 장관은 이번 국토부의 구상에 대해 '진일보한 스탠스'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추가 지원은 없다"는 국토부의 기조와 달리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다.

다만 야당이 제출한 전세사기특별법에서 밝힌 재원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야당은 피해자 구제 재원으로 주택도시기금을 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주택기금은 청약저축통장이 재원으로 사용된 기금인 만큼 사용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박 장관은 "주택기금은 무주택 서민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불입한) 청약저축통장을 기반으로 해 언젠가는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할 부채성 자금"이라며 "무주택 서민이 잠시 맡긴 돈으로 피해자를 직접 지원하면 수조원이 예상되는 손실이 고스란히 다른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짚었다.

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인 가운데, 박 장관은 법 통과 시 '거부권 행사'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 장관은 야당 안에 대해 "청약통장에 돈을 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그게 없이 섣부르게 하는 건 리스키하다(위험성이 높다)"며 "아울러 채권 평가도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가격 수용성이 떨어져 분란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거 안정부터 보장해주고 손해본 돈이 얼마고 어떤 재원으로 몇 퍼센트까지 지원할 건지 등 천천히 결정해도 결코 늦지않다"며 "오는 28일 야당 단독으로 급하게 통과 안 시켰으면 좋겠다는 게 제 요지"라고 밝혔다.

그는 "법안이 국회 통과되면 주무장관으로서 입 닫고 있을 순 없다"며 "반대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 얘기하려고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그때 가서 (건의를) 고민해보겠다"면서도 "조 단위 기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 수긍하기 어렵다는 걸 간접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내주 전세 대책 및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세대책에는 임대차2법 보완 방안 등이 일부 포함될 예정이다. 전세 제도의 근본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민간장기임대주택 관련 정책은 6월 중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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