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미래 내다보고, AI 날개 달고 … 스타트업 혹한기 뚫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높아진 금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코로나19 이후 혹독한 투자 환경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역시 빠르게 얼어붙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개한 '2023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1284건으로 2022년 대비 27%나 줄었다. 투자 규모 역시 5조3388억원으로 2022년 11조1404억원과 비교하면 5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받아 사업을 영위한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모델로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투자금을 기반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투자가 위축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스타트업이 많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흑자 성적을 낸 스타트업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견하고 착실한 준비를 기반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금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향했던 1800년대 중반. 청바지와 곡괭이라는 인프라를 만들어 판 기업은 성공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하드웨어 산업에 있어서 청바지와 곡괭이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라면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래블업이 만든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래블업은 AI 개발과 관련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SW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AI인 챗GPT를 가동하려면 엄청난 수의 GPU를 이용해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래블업은 이러한 상황에서 G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2010년대 중반 학계에서는 AI 활용에 있어서 GPU를 사용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낸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었다"며 "AI 시대에 GPU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래블업은 지난 4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으며 우수한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챗봇 시장의 확대를 내다봤던 스타트업 띵스플로우도 최근 흑자 전환하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띵스플로우는 올해 1분기 매출 53억4000만원, 영업이익 2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띵스플로우는 2017년 창업한 AI 기술 기반의 콘텐츠 스타트업이다. 자사 플랫폼으로 '헬로우봇' '스토리플레이(스플)' '비트윈' 등 콘텐츠 창작을 돕는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띵스플로우는 사용자의 취향을 겨냥한 챗봇 콘텐츠의 보강, 마케팅 효율 개선, 플랫폼 운영 효율화 등을 흑자 달성 이유로 꼽고 있다. 헬로우봇은 누구나 챗봇을 쉽게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챗봇 플랫폼이다. 연애 타로(라마마), 성격·심리 분석(바비), 사주(판밍밍) 등 전문 챗봇을 비롯해 최근 반려동물 사진을 등록하면 생성형 AI 기술로 다양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반려동물 AI 프로필' 등 신규 기능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코딩'은 정보기술(IT) 시대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인정받는다. 전자기기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언어인 만큼 IT가 발전할수록 그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를 예측하고 코딩 교육 플랫폼을 출시한 팀스파르타 역시 최근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팀스파르타는 올해 1분기 매출 140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18억원. 올해는 매출 500억원이 목표다.

클라우드 기반의 개발 플랫폼 등을 제공하는 구름도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투자 혹한기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반인에는 코딩 교육을, 개발자에게는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름은 매출이 2020년 18억원에서 2022년 9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44억원.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구름은 학습경험관리(LXP) 플랫폼 '구름EDU', 코딩 테스트 플랫폼 '구름DEVTH' 등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구름 플랫폼의 누적 사용자 수는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했다.

류성태 구름 대표는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장기적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인력 채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도 투자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