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조정식·정성호 주저앉힌 박찬대…‘명심’은 추미애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 논의를 마친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왼쪽)과 조정식 의원이 12일 여의도의 한 식당 밖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이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 2파전으로 정리됐다. 후보로 등록했던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12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조 의원과 정 의원은 이날 잇따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오전에 “경선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오후에는 조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추 당선인과 만나 단일화에 합의했다. 조 의원은 회동 뒤 “개혁 국회를 위해 마중물이 되고자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도 “저희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다음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원식 의원은 출마를 강행키로 했다. 이재명 대표가 입원 치료를 명목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사이 일사천리로 일어난 반전이다.

이번 교통정리의 신호수 역할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았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후보 등록 전인 지난 5일 조 의원을, 지난 6일 정 의원을 각각 만나 불출마를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당선됐는데, 국회의장까지 친명이면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두 의원을 설득했다고 한다. 6선의 조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서 1년8개월간 사무총장을 지냈다. 정 의원은 자타 공인 친명계 좌장이다. 추 당선인과 우 의원도 친명계지만 참모나 측근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박 원내대표는 조 의원과 정 의원에게 “민주당은 당원이 주인인데, 의원들이 당원과 다른 결론을 내리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언급도 했다고 한다. 추미애 의장을 요구하는 당원 주류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두 사람이 7~8일 후보 등록을 강행하자 다른 친명계 인사까지 주말 사이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당심이 추미애로 쏠리면서 이 대표 의중도 기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의중과 친명 당원들의 기류가 두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선 “원내 지도부가 국회의장 선거에 직접 관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중진 의원)이라는 평가 속에 “원내대표에 이어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 선출까지 명심이 작용하는 게 맞느냐”(초선 의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3일 원내대표 선거는 단숨에 ‘찐명’(진짜 이재명) 박 원내대표의 단독 출마로 정리됐다.

일각에선 ‘추미애 의장 낙점’이 이 대표 연임 결정의 전주곡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날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 연임 대찬성”(정청래),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하라”(장경태)며 분위기를 잡았다.

강보현·정용환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